사회, 경제

부산대 외상센터장 “李대표 이송, 바람직 안해...반대 있었지만 가족뜻 존중”

太兄 2024. 1. 4. 17:26

부산대 외상센터장 “李대표 이송, 바람직 안해...반대 있었지만 가족뜻 존중”

입력 2024.01.04. 15:19업데이트 2024.01.04. 16:47
 

“센터를 잘 아는 외부 의사들은 ‘이재명 대표가 대체 왜 서울로 갔느냐’고 묻습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김영대 교수는 3일 본지와 만나 “경정맥 같은 혈관 손상 치료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들이 경험도 많고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응급의학과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환자를 이송하는 건 병원 내에서조차 크고 작은 위험이 따른다”며 “치료가 도저히 안 될 경우가 아니라면 의학적 측면에서는 외부 이송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가족들이 수술을 서울대병원에서 받겠다고 결정했고, 나는 헬기로 이동하기 위험할 정도로 위중하지는 않지만, 당장 상처를 치료하는 응급 수술은 필요하다 판단해 이 대표의 서울 이송이 최종 결정됐다”고 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김영대(흉부외과) 교수.

김 교수는 서울대병원의 이 대표 치료 경과 브리핑에 대해서는 “우리가 먼저 전원 요청을 한 게 아니라,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먼저 통화 중이던 비서실장이 내게 전화기를 건네줬다”며 “그때 내가 환자 상황을 설명하고 수술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4일 브리핑에서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의사의 수술이 필요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민주당 측이 “2cm의 창상, 내지는 자상으로 보는 게 맞는다”고 한 것에 대해선 “열상보다는 열창(열린 상처), 자상보다는 자창(찔려 입은 상처)이 맞는 표현인데, 이 대표의 경우 상처가 깊어 자창으로 보였다”며 “내경정맥이 절단된 상태였고 혈관 손상도 보여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당시 권역외상센터의 일부 의사는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을 반대했다고 한다. 수술을 준비하던 권역외상센터 소속의 한 교수는 ‘우리가 합시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해당 교수는 당장 수술을 해야 하고, 이송 중 위급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며 “그 부분도 이해는 가지만,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 입장도 이해됐기 때문에 센터장인 내 의견에 따라 전원(轉院)이 결정됐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이송을 한다면 다른 수단보다는 헬기가 낫다고 생각했고, 서울대병원에 ‘즉시 수술이 가능하냐’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보내게 된 것이라고도 했다.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의 권역외상센터 전경. / 부산대병원 제공

김 교수는 “지역 의료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변인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며 “그분들은 ‘지역 의료 살리자고 해놓고, 부산에서 수술 안 하고 서울로 가버렸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고 했다. 그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수준을 아는 사람이라면 왜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서울로 갔느냐고 묻는데, 이송과 관련해서는 가족이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2019년부터 4년 연속으로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흉기피습을 당한 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가, 응급의료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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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우린 최종의료기관… 헬기로 딴 병원 간 건 이재명이 처음”

입력 2024.01.04. 13:31업데이트 2024.01.04. 15:26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들섬에 헬기를 통해 도착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흉기피습을 당한 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가, 응급의료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과 관련해 부산대병원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피습 당일 부산대병원 응급외상센터는 지혈을 위한 응급처치와 혈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CT촬영을 진행한 뒤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며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술을 집도하기로 하고, 보호자 동의가 필요해 의향을 물었으나 이 대표 측 요청에 따라 이 대표의 수술은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응급처치를 마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쯤 헬기 편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수술은 오후 3시 45분쯤 시작됐다. 그날 오전 10시27분 피습된 지 5시간18분만이었다.

부산대병원 측은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수술받기 위해 전원을 요청한 건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4일 조선닷컴에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최종의료기관”이라며 “이곳에서 헬기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수술을 집도할 의사가 다른 수술 중이거나 세미나 등 다른 일정으로 인해 치료하지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병원 측에서 먼저 다른 병원에 전원을 요청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마저도 수술할 집도의가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매우 드문 일”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는 등 외상치료에서 손꼽히는 병원으로 평가받는다.

의료계에서는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던 이 대표가 지역의료를 믿지 못하고 서울로 가 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법 통과를 주도한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으로 간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페이스북에 “지방 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떠들던 정치인조차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학교병원을 놔두고 서울대병원으로, 그것도 헬기를 타고 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