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 봉투’ 송영길 前 민주당 대표 구속기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이날 송 전 대표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될 목적으로 이성만 무소속 의원, 사업가 김모씨 등으로부터 부외 선거자금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윤관석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 등과 공모해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게 300만원씩 든 국회의원 교부용 돈 봉투 20개를 전달한 혐의도 있다. 이외에도 캠프 지역본부장 10명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6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한편 2020~2021년 자신의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등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중 박용하 전 여수상의 회장이 낸 4000만원은 소각시설 허가신청에 관한 청탁과 결부된 것이라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에서 “송 전 대표가 매표를 위한 금품 살포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선임보좌관이였던 박용수씨에게 부외 선거자금을 총괄하게 했고, 캠프 자금의 집행에 대한 보고·승인 체계를 수립했다는 것이다. 당시 전당대회 결과 송 전 대표는 경쟁 후보였던 홍영표 의원을 0.59%의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당선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가 박씨를 통해 실질적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이를 통해 지역본부장 및 국회의원들에게 건넨 것으로 확인돼서 기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먹사연 후원금 불법 수수 사건에서도 송 전 대표가 범행 전반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봤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측근인 먹사연 상임 이사 박모씨에게 먹사연의 자금 업무를 전담토록 하고, 기업인들과의 만남에 박씨를 배석시켜 후원금 유치를 유도했다”면서 “송 전 대표가 수시로 후원 내역을 보고받았고, 후원금을 낸 기업인의 현안을 선거 공약으로 추진하거나 후원을 약속한 기업인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후원금은 먹사연 인건비, 운영비 등으로 사용됐고 일부는 경선 비용으로도 사용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가 공익 법인인 먹사연을 자신의 외곽 조직으로 변질시켰다고 본 이유에 대해 “송 전 대표가 과거에도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했는데, 그 이유로 지원 세력 부족 등을 꼽았다”면서 “지원 활동 강화를 위해 먹사연의 본래 역할을 도외시하고 사적인 외곽 조직으로 변질시킨 것으로 파악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유력 정치인이 공익 법인을 사적인 정치 외곽조직으로 변질시켜 기업인들로부터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당대표 당선을 위해 조직적·대규모로 금품을 받고 살포한 사실을 밝혀냈다”면서 “이 사건의 실체가 ‘정경유착’ ‘금권선거’ 범행임을 규명하고, 범행의 정점이자 최대 수혜자로서 최종적인 책임이 송 전 대표에게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지난달 18일 구속된 이후 검찰 조사에 계속 불응해 왔다. 검찰이 강제 구인 가능성을 시사하자 지난달 26일 조사에 출석했으나 당시 조사에서도 “법정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사실상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결국 검찰은 피의자 조사를 거의 하지 못한 상태에서 송 전 대표를 법정에 세우게 됐다.
다만 검찰은 이미 윤관석 의원 등 돈 봉투 사건 관련 주요 피의자들이 구속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만큼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송 전 대표가 검찰의 출석 요구 권한 남용을 주장하며 조사에 불응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공판 과정에서 송 전 대표 혐의에 대해 증거 통해 낱낱이 밝혀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면 송 전 대표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돈 봉투 수수 의원에 대한 수사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미 허종식·이성만 의원을 소환해 조사했고 임종성 의원과도 소환 일정 조율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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