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밤샘 회의로 원하는 통계 수치 나올 때까지 압박한 ‘소주성’ 설계자

太兄 2023. 9. 23. 15:22

밤샘 회의로 원하는 통계 수치 나올 때까지 압박한 ‘소주성’ 설계자

조선일보
입력 2023.09.23. 03:14
2018년 6월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소득분배 악화 원인 및 소득주도성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개인기준 근로소득 증가율 표를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소주성) 정책으로 하위층 소득이 감소했다는 부정적 통계가 나오자 홍장표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밤샘 회의를 열어 통계청 공무원들에게 통계 산출을 바꾸도록 압박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그러고도 수치가 개선되지 않자 홍 수석은 국책 연구소 관계자에게 맡겨 엉터리 분석 보고서를 만들게 했다. 원하는 숫자가 나올 때까지 압박했다는 것이다.

문 정부는 출범 직후 ‘소주성’의 일환으로 2018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16.7%나 올렸다. 그런데 2018년 1분기의 가계 소득 조사에서 최하위 20%의 소득이 역대 최대로 감소한 반면 최상위 20%의 소득은 늘어 소득 불평등이 15년 만에 최악으로 악화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주성의 역효과가 통계로 입증되자 문 정권은 정책을 고치는 대신 통계를 고치려고 했다. 홍 수석은 통계 작성 공무원 2명을 청와대로 부르면서 통계 작성에 쓰인 원자료도 갖고 오게 했다. 이는 원자료 열람 때 관계자·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관련 규정을 어긴 것이다.

그러고도 통계 수치가 좋아지지 않자 자신의 후배인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에게 자료를 넘겨 ‘저임금 근로자 개인별 임금은 올랐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만들어냈다. 이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직한 사람들의 소득 감소는 반영하지 않은 엉터리 분석이었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황당 발언을 했다. 홍 수석은 ‘통계청이 원자료를 노동연구원에 정식 제공해 노동연구원이 분석한 결과’라는 거짓 설명 자료까지 통계청이 발표하도록 시켰다.

 

소득 주도 성장은 말이 마차를 끄는 것이 아니라 마차가 말을 끈다는 정책이다.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이 정책을 설계한 사람이 바로 홍 수석이다. 문 정권은 이를 밀어붙이면서 다른 견해는 무시했는데 이 과정에 통계 조작이 있었다. 기획재정부 등 일각에선 정책 부작용이 심각한 소주성의 전면 재검토까지 고려했지만 홍 수석이 보고한 엉터리 자료 때문에 재검토를 없던 일로 했다고 한다. 앞뒤가 뒤바뀐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한 장본인이 그 부작용을 통계 조작으로 덮은 것이다. 이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과조차 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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