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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12일 만에 박근혜 사저 방문... “박정희 배울 점 국정 반영”

太兄 2023. 11. 7. 17:58

尹, 12일 만에 박근혜 사저 방문... “박정희 배울 점 국정 반영”

1시간 환담 후 산책도

입력 2023.11.07. 17:02업데이트 2023.11.07. 17:38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한 뒤 12일 만에 방문이 이뤄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윤 대통령을 반갑게 맞으며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들어가시죠”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작년 4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사저를 찾아왔을 때 박 전 대통령은 집 안에서 윤 대통령을 맞았었다.

사저 현관의 진열대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추모식 행사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그 사진을 가리키며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거실에서 1시간가량 환담했다.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대변인과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날씨, 사저의 정원, 달성군 비슬산 등 가벼운 주제부터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사저의 뒷산이 비슬산이 맞냐”고 물으며 “대구 근무시절 의대 교수가 TV방송에 나와 비슬산 자연이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비슬산에서 새들이 날아와 정원에서 놀다가곤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어떻게 강아지를 6마리나 입양했냐”고 하자, 윤 대통령은 “처음에는 위탁 돌봄을 했는데, 정이 들어 입양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깐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대화를 마무리하며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지난 번에 뵀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환담 후 잠시 정원을 산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정원에 있는 이팝나무, 백일홍 등을 윤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젊은 시절부터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으셨는지”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예전에 청와대 있을 때부터 꽃과 나무를 좋아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차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대문 계단에서 간곡히 사양하면서 유영하 변호사가 대신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