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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생 中천재가 눌러버린 美 콧대… '딥시크', 챗GPT도 위협

太兄 2025. 1. 29. 00:00

85년생 中천재가 눌러버린 美 콧대… '딥시크', 챗GPT도 위협

전 세계 딥시크 AI 쇼크...저비용으로 비슷한 성능

입력 2025.01.28. 11:30업데이트 2025.01.28. 15:28
딥시크(Deepseek) 창업자 양원펑(오른쪽)이 1월 20일 총리주재 심포지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CCTV Plus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지난주 ‘딥시크 R1′을 출시하자 엔비디아 등 미 기술주 주가가 폭락했다. 딥시크의 놀라운 진전으로 미국 기술 산업을 둘러싼 무적의 이미지가 위협됐기 때문이다. 기술 중심의 나스닥은 3.1% 폭락했고, 더 광범위한 S&P 500은 1.5%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16.97% 하락했다.

그간 뉴욕증시에는 AI 산업을 둘러싼 ‘미국 예외주의’가 있었다. 전 세계에서 현재 수준의 AI를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미국에만 있기 때문에 주가에 AI 프리미엄을 더 얹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딥시크의 부상은 이를 무너뜨린 것이다.

딥시크발(發) 미국 빅테크 기업의 ‘거품설’도 제기됐다. 도이체방크의 외환 전략 책임자 조지 사라벨로스는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중국에서 AI 혁신에 대한 뉴스 흐름은 궁극적으로 달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가장 명확한 비유는 2000년대 닷컴 버블로, 외부 충격으로 미국 기술평가와 자본 지출이 대규모로 붕괴해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이온 스토이카 교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베이징의 한 유저가 휴대폰에 설치된 딥시크 앱을 실행하고 있다. 중국 기업 딥시크의 인공지능 챗봇이 애플 스토어 다운로드 차트 1위에 올랐다./AFP 연합뉴스

미 CNN에 따르면,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주 출시한 R1은 챗GPT와 유사한 모델을 선보였다. 문제는 비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딥시크에는 6710억 개의 매개변수가 있으며, 약 2개월 만에 558만 달러의 비용으로 학습이 완료됐다. 이는 수억 또는 수십억 달러 투자 비용으로 예상되는 오픈AI가 개발한 모델보다 훨씬 적게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세계적인 기술 투자자 중 한 명인 마크 앤드레슨은 X에 올린 게시물에서 “딥시크는 제가 본 것 중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저 중국 딥시크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딥시크 충격에 대해 “(딥시크 기술이) 정말 사실이라면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여러분(미국 빅테크)도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딥시크 출시는 미국 업계에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업자 량원펑은 누구인가?

이렇게 저비용으로 챗GPT급 성능을 확보해 전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 충격을 던진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설립됐다. 설립자는 1985년생인 량원펑(梁文锋)으로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교사였다. 공학분야 명문대인 저장대에서 2007년 전자정보공학 학사, 2010년 정보통신공학 석사를 받았다.

외신들에 따르면, 그는 AI와 금융에 관심이 많았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발(發)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한 시기, 친구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퀀트 트레이딩(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 기법)’을 연구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청두의 저렴한 아파트로 이사해 금융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고, 2016년 대학동기 두 명과 AI와 수학에 의존해 투자를 진행하는 헤지펀드 회사 ‘하이 플라이어’를 설립했다. 훗날 ‘딥시크’의 투자자이자 모회사가 되는 하이플라이어의 운용 자산은 한때 100억 위안이 넘었다고 한다.

회사가 순항하던 무렵 2021년부터 그는 갑자기 수천 개의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은 새로운 취미를 찾는 억만장자의 기이한 행동으로 여겼다. 그는 멋을 부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늘 머리를 잘 안감아서 부시시한 머리를 하고 다니는 너드의 이미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23년 5월 ‘딥시크’를 창업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AI칩 규제를 부과하기 전 이미 엔비디아 A100 GPU 1만개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딥시크는 LLM개발업체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투자는 자신의 헤지펀드 회사인 ‘하이플라이어’를 통해 진행했다고 했다. 벤처 캐피탈 회사들은 딥시크가 클 때까지 단기간에 엑시트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자금 지원을 꺼렸기 때문이다. WSJ는 “량원펑은 자신이 투자자가 아닌 엔지니어로 불리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딥시크 연구팀에 중국 최고 대학 출신의 젊은 인재들이 모여 있으며, 업무 경험보다 기술적 능력을 우선으로 채용해 “AI 개발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가진 고도로 숙련된 팀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량은 “장기간에 걸쳐 목표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경력보다는 열정과 능력을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딥시크, 중국 AI 발전 보여줘

딥시크 로고 - 회사 홈피 갈무리

뉴욕타임스(NYT)는 딥시크 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558만 달러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타가 최신 AI 모델인 라마(Llama)3 모델에 ‘H100′으로 훈련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딥시크가 사용한 H800은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가 H100의 사양을 낮춰 출시한 제품이다. 한마디로 딥시크는 저성능 저예산으로 챗GPT와 맞먹는 성능을 냈다는 것이다.

딥시크가 미 대기업들이 지출하는 비용보다 적은 비용으로 강력한 LLM을 개발한 것은 중국 AI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 딥시크는 비용 효율적인 학습을 달성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아키텍처를 활용해 그래픽 처리 장치가 LLM을 학습하는데 278만 GPU시간만 필요로 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메타가 자체 모델을 훈련하는데 필요한 3080만 GPU보다 훨씬 적은 시간이다. 이는 미국이 칩 수출을 통제하는 것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블룸버그는 “딥시크 엔지니어들은 2000개의 엔비디아 칩만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주요 미국 기업들은 최대 1만6000개의 칩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이번 달 초 딥시크-R1을 출시한 이후, 회사는 수학, 코딩, 자연어 추론과 같은 작업에 사용될 때 오픈AI의 최신 모델 중 하나와 동등한 성능을 가진다고 밝혔다. 실리콘 밸리 벤처 캐피털리스트이자 트럼프 자문가인 마크 앤드레슨은 딥시크-R1을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고 묘사했는데, 이는 1957년 소련이 발사한 인공위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골드만삭스는 “지금까지 시장은 구글이나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AI에 투자하는 회사와 AI 관련 도구나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에 막대한 보상(프리미엄)을 줬다”며 “딥시크 모델이 기존 AI 기업들의 지출에 의구심을 자극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더 광범위하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량은 딥시크의 저렴한 비용에 놀라는 업계 분위기에 더 놀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이 이렇게 민감한 문제가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단순히 우리의 속도에 맞춰 비용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딥시크의 한계는?...천안문 사태 말 못해

딥시크앱은 지난 주말 동안 애플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차트 1위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앱을 다운 받고 있지만 현재 신입 회원은 받지 않고 있다. 딥시크는 “현재 대규모 외부 공격을 받아 당분간 신입 회원은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딥시크의 한계에 대해 “중국의 엄격한 인터넷 통제와 검열”이라고 분석한다. NYT는 “딥시크는 미국 사용자에게는 심하게 검열돼 있다”며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인터넷에서 지우려고 했던 1989년 천안문 학살 사건을 요약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현재 제 범위를 벗어났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답변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의 몇 가지 단점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는 “현재 트래픽이 많아서 답변을 제공할 수 없다”고 했지만, 몇 초 뒤 관련 없는 질문을 했을 때는 잘 작동됐다고 했다. 딥시크 역시 다른 중국 AI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자체 검열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한편,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딥시크-R1′은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인상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하면서 “우리는 분명히 훨씬 더 나은 모델을 제공할 것이다.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놀라운 발전이 미국 기술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폭락했고,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