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계절 패턴도 붕괴...100년새 여름 한달 늘고, 겨울 20일 줄었다
온난화 여파로 우리나라는 여름이 극단적으로 길어지는 계절 길이 변화를 겪고 있다. 100년 새 여름은 한 달 가까이 늘어난 반면, 겨울은 20일이 줄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1912년부터 기록이 존재하는 전국 6개 관측 지점(서울·인천·대구·부산·강릉·목포)을 기준으로 최초 9년(1912~1920년)과 최근 10년(2011~2020년)의 여름 길이를 비교한 결과 96일에서 127일로 31일(32.3%)이 늘었다. 같은 기간 겨울은 107일에서 87일로 20일(18.7%)이 줄었다. 가을은 74일에서 64일로 열흘, 봄은 88일에서 87일로 하루가 각각 줄었다.
기상학적 의미의 ‘여름 시작일’(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도 1910년대엔 6월 13일이었으나, 2010년대엔 5월 25일로 19일이 당겨졌다. 여름이 끝나는 날짜는 9월 16일에서 9월 28일로 12일이 늦어졌다. 1920년대 우리나라는 3~5월은 봄, 6~8월은 여름, 9~11월은 가을, 12월~이듬해 2월은 겨울로 사계절이 일년 중 각각 3개월 정도씩 차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기상학적으로도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이 여름이고, 늦봄 구간인 5월도 점차 여름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뜻의 절기상 처서(處暑·8월 22일 또는 23일)의 기온도 해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서울의 처서 당일 평균기온은 2004년 22.8도에서 2014년 25.2도, 올해는 28.6도를 기록했다. 올해는 처서 당일 최고기온이 30.3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도대에 진입했다.
여름은 길어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 독해지기도 했다. 서울의 폭염 일수(일 최고기온 33도 이상)는 2020년 4일에서 지난해 19일, 올해는 33일을 기록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뜨겁고 축축한 바람이 대거 불어와 습도가 높아지고,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며, 해가 뜨면 오전부터 30도 가까이 수은주가 치솟았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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