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AI 생태계 '코리아 패싱', 우리 희망은 어디에
세계 석학과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6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의 주제는 ‘대한민국, 혁신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여정’이다. 광복 80년, 6·25전쟁 75년을 맞는 해이지만 우리를 둘러싼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 어둡다. 조기 대선으로 귀결된 정치적 혼란, 0%대 저성장 고착화 등 복합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의 여정’을 모든 국민이 갈망하고 있다.
같은 시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테크 전시회 ‘컴퓨텍스 2025’를 보면 위기 중에도 특히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보인다. 40여 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컴퓨텍스에서 대만은 그동안 일궈온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놀라운 기술력과 자신감 넘치는 미래를 과시했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대만에 거대한 AI 컴퓨터를 구축해 ‘AI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엔비디아가 TSMC, 폭스콘과 손잡고 대만에 AI 수퍼 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TSMC가 반도체를 주문 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1위로 등극했다면, 애플의 아이폰 위탁 생산 업체였던 폭스콘은 AI 관련 제품과 인프라를 생산하는 AI 파운드리 업체의 선두 주자로 탈바꿈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대만 정부가 과학기술 중시 정책으로 이공계 인재를 체계적으로 길러냈기 때문이다. 인재 평가 지수에서 대만은 공과대 졸업자 수, 기업 임직원 동기 부여 등 항목에서 세계 톱10에 들어있다. 그 덕에 엔비디아가 대만에 글로벌 연구 개발(R&D) 거점을 짓겠다고 하고, 미국 반도체 기업 AMD도 가오슝, 타이난 두 곳에 AI·첨단 반도체 연구 거점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과거 전기와 인터넷의 등장처럼, 지금은 AI가 새로운 인프라의 핵심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해 AI 혁명의 수혜를 보고 있지만, 거대한 AI 생태계에서는 ‘코리아 패싱’이라고 부를 만큼 밀려나 있다.
새로운 부(富)는 신산업에서 창출된다. 기존 산업 전부에서 중국에 밀려 설 자리가 없어지는 우리로선 신산업이 더 절실하다. 나라 경제가 죽고 사는 문제가 돼 있다. 미래가 안 보이는 나라에는 청년 취업난, 결혼 기피, 저출산, 두뇌 유출 등 사회문제가 누적되고 절망과 불만이 쌓여 결국 갈등의 골만 깊어진다. 새 정부는 기득권의 저항을 물리치고 규제, 노동, 교육 개혁을 이뤄 희망의 씨앗을 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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