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시설 불법 촬영 中 유학생, 美는 옥살이시키고 '제거'했다
미네소타로 온 중국 유학생
해군기지 무단 촬영하다 체포
징역 6월 복역뒤 추방재판
당국 '추방' 아닌 '제거'표현 쓰며 안보위협 강조
미국 대학에 유학 중 드론을 띄워 군사 시설을 무단 촬영한 혐의로 미 당국에 체포된 중국 유학생이 유죄를 선고받고 징역살이를 마친 뒤 중국으로 쫓겨났다. 미 당국은 이 중국 유학생에 대한 혐의와 사법처리 및 추방 과정을 상세하게 발표하면서 실명과 얼굴이 정면으로 찍힌 사진까지 공개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잇따라 적발되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의 군 시설 불법 촬영 행위를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고 중국을 겨냥해 엄중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필라델피아 사무소는 14일 재미 중국유학생 S(성 이니셜)를 지난 7일 중국으로 제거했다(removed to China)고 밝혔다. 보통 사법 기관이 불법 이민자나 범죄자를 미국 밖으로 쫓아낼 때는 추방한다(extradite)라는 말 대신 더욱 강한 느낌의 ‘제거’라는 말을 쓴 것이다. ICE는 “S가 드론으로 미군 기지 시설물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음에 따라 그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정한다”며 추방 배경을 설명했다. ICE는 그러면서 캐주얼 옷차림에 안경을 쓴 20대 초반의 앳된 젊은이의 모습을 한 S의 실명, 공항 입국 당시로 보이는 전신사진까지 모자이크 없이 공개했다.

이에 따라 유학생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던 S는 4년만에 ‘미국의 국가 위협’으로 규정된 상태에서 미 교도소에서 감옥살이까지 마친 뒤에 고국으로 쫓겨났다. S 는 2021년 8월 유학생 비자(F-1)로 샌프란시스코를 통해 미국으로 입국한 뒤 미네소타대에서 농업기술 전공 대학원생으로 유학했다. 그는 작년 1월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드론을 띄워 미 정부의 국가방위공역을 침범해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해군 시설물 등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유학생이 드론으로 군 시설물을 촬영한 정황이 확인되자 미 당국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다. 우선 체포 일주일만에 S의 유학 비자가 박탈됐다. 이 같은 조치가 나오고 열흘 뒤 그가 대학원생으로 적을 뒀던 미네소타대는 교환학생 지위를 박탈했다. 이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유학생 체류 강화 정책을 도입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아닌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였다. 정파와 이념에 상관없이 이 사건을 중대한 국가안보위협으로 간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가 재학했던 미네소타대학은 미국 중서부의 유서깊은 공립대로 아시아 출신 유학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교이다. 그러나 사건이 터진 뒤 학교도 바로 유학생 지위를 박탈하며 사법당국의 수사에 협력했다.

형사 피고인이 돼 재판에 넘겨진 S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인 버지니아주 동부 연방지법에서 군 시설의 불법 드론 촬영 혐의로 징역 6월과 보호관찰 1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펜실베이니아 화이트디어에 있는 엘런우드 연방 교도소의 불법이민자 수용동에 구금됐다. 올해 3월 그에 대한 사법 처리 주체는 불법이민·체류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전담하는 ICE로 이관됐다. 그는 엘런우드 교도소에서 풀려나자마자 ICE에 다시 체포됐고 펜실베이니아의 또 다른 교도소인 맥엘러튼의 클린턴 카운티 교도소로 이감됐다. S를 미국 땅에서 추방하기 위한 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 3월 24일 뉴저지 엘리자베스의 이민법원 재판부는 S를 미국 땅에서 쫓아내라며 중국 추방을 확정했다. 브라이언 맥셰인 ICE 필라델피아 사무소 국장 대행은 “S의 제거(removal)는 미국민을 보호하고 국가 안보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ICE의 변함없는 목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S의 불법적인 행위는 민감한 군 시설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었다”며 “그가 제거되면서 국가 안보 위협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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