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삼성·LG·기아 '플랜B' 돌입… 멕시코 공장 가동률 낮추고, 우회 수출로 찾고

太兄 2025. 2. 3. 19:48

삼성·LG·기아 '플랜B' 돌입… 멕시코 공장 가동률 낮추고, 우회 수출로 찾고

[관세 전쟁] 기업들, 트럼프 관세 가시화되자 미리 물량 대량 생산, 美로 넘겨놔

입력 2025.02.03. 00:55업데이트 2025.02.03. 07:24
LG전자 멕시코 레이노사 TV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TV를 생산하고 있다./LG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약이 1일 현실화되면서, 당장 4일부터 국내 기업들의 핵심 생산 기지인 멕시코와 캐나다의 대미(對美) 수출 물량은 25%의 ‘관세 폭탄’을 맞게 됐다. 공약 단계부터 대비에 나섰던 기업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 속에 멕시코 생산량을 조절하고, 현지 물량의 우회 수출에 나서는 등 일제히 ‘플랜B’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들은 현재 멕시코 공장 가동률을 낮춰 재고를 최소 수준으로 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발등의 불은 ‘25% 관세’ 부담이다. 제조 업계 관계자는 “4일부터 멕시코 물량을 갖고 미국 국경을 넘는 생산자나 유통 업체가 관세를 부담하게 된다”며 “당장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판매가, 마진 협상에서 관세 문제도 함께 논의 중”이라고 했다.

국내 많은 기업들은 ‘관세 현실화’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멕시코 공장에서 물량을 대량생산해 미국으로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을 비롯한 멕시코의 가전 공장들은 1월부터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가동률을 낮춘 상태”라고 했다.

멕시코 공장의 생산량 조절도 일제히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대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세탁기 공장에서 건조기까지 생산하는 식으로 미국 내 생산량 확대를 추진 중이다. TV, 냉장고 등은 멕시코 대신 헝가리, 베트남 등에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멕시코 가전 공장의 생산량을 줄여 중남미 물량만을 소화하는 수준의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대미 수출은 관세가 없는 경남 창원이나 베트남에서 대응하는 식이다.

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멕시코 생산 물량은 캐나다 등으로 ‘우회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멕시코에 공장을 둔 한 자동차 부품 업체 임원은 “25% 관세를 감안하면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게 멕시코 생산보다 더 저렴해 국내 직수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가전용 강판을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포스코는 “물량 대부분이 멕시코 현지 자동차 업체에 납품되고 있어 당장 영향이 크진 않지만, 멕시코 고객사의 대미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고관세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인건비가 비싸고 생산성 낮은 미국에 생산 기지를 지어야 하는지를 놓고 기업들은 고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에 공장을 한번 지으면 쉽게 되돌릴 수도 없기 때문에, 최대한 정책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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