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다시 자기 말 뒤집은 이 대표, 이게 이 대표식 일관성인가

太兄 2025. 2. 11. 17:17

 다시 자기 말 뒤집은 이 대표, 이게 이 대표식 일관성인가

조선일보
입력 2025.02.11. 00:30업데이트 2025.02.11. 07:3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제42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국회 연설에서 ‘기본 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또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주 4일 근무제를 제안했다. 주 52시간 예외 인정에 대해선 “장시간 노동과 노동 착취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고 했다. 최근 내놓았던 입장과 다른 말을 쏟아낸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신년 회견에서 기본소득·주택·대출 등 기본 사회 공약에 대해 “지금은 나누는 문제보다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며 “심각하게 (재검토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성장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도 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도층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천문학적 세금이 들어가는 ‘기본 사회 정책’은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다. 그런데 불과 2주일여 만에 이를 다시 들고나왔다.

이 대표는 ‘주 52시간 예외 허용’에 대해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데 왜 안 되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며 “전향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당내 강경파와 민주노총이 반발하자 애매한 표현을 쓰며 사실상 후퇴했다. 성장을 24번이나 강조하면서도 ‘노동시간 단축’ ‘주 4일제’를 주장했다. 이를 모두가 잘 사는 ‘잘사니즘’이라고 포장했지만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노선일 뿐이다.

국민은 혼란스럽다. 이 대표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그때그때 말을 바꾸기 때문이다. 작년 당대표 출마 때도 지지율이 떨어지자 성장과 ‘먹사니즘’을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과 남아도는 쌀 매입법, 노조 편향적인 ‘노란 봉투법’ 등을 밀어붙였다. 국가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반도체법과 전력망 확충법, AI 기본법 등 처리는 계속 미뤘다. 기업들이 호소해도 중대재해법 등 친노동·반기업 정책은 계속됐다. 말로만 성장·실용이고 실제는 이념과 포퓰리즘이었다.

이 대표는 정치 개혁을 위한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의원 임기 중 국민투표로 파면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소환제 1호 대상은 바로 이 대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년간 정치권과 국회에서 벌어진 각종 파행과 갈등은 대부분 이 대표 비리 방탄과 입법 폭주로 인해 벌어진 일이다. 이 대표 한 사람 때문에 국정이 수시로 왜곡·마비됐다. 이 대표는 자신이 한 말부터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 바꾸기’가 이 대표의 ‘일관성’으로 굳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