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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상품에 10% 추가관세... 中, 구글 반독점 위반 조사

太兄 2025. 2. 4. 17:37

美, 中 상품에 10% 추가관세... 中, 구글 반독점 위반 조사

中, 10일부터 미국産 일부 수입품에 15% 보복 관세
블룸버그 "세계 거대 경제국 간 무역 전쟁 재촉발"

입력 2025.02.04. 14:19업데이트 2025.02.04. 17:27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해온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이 4일 오전 0시 1분 (미국 동부시각 기준) 발효됐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트럼프가 지난 1일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사흘 만에 추가 관세 부과가 개시됐다. 중국은 즉각 미국산 일부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등의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글로벌 주도권을 지키려는 미국과 다음 패권국으로 굴기(崛起)하려는 중국 간 축적돼온 긴장이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무역 전쟁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마약인 펜타닐 (원료)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관세 인상 이유를 밝혔고 중국은 “(관세 인상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미국은 행정명령에 예고한 대로 4일이 시작되자마자 중국산 상품 전체에 대해 관세 10%를 추가한다고 이날 밝혔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트럼프 1기(2017~2021년)에 이어 조 바이든 정부 때도 늘어 15~30%가 부과돼 왔는데 이를 추가로 올린다는 뜻이다. 미국의 이런 조치가 공개되자마자 중국은 10일부터 미국 일부 상품에 10%, 미국산 석탄·액화천연가스(LNG)엔 1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는 내용의 보복 관세를 발표했다. 아울러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인 구글에 대한 반(反)독점법 위반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첨단 기기에 많이 사용되는 중국산 희귀 광물의 미국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앞서 행정명령에 캐나다·멕시코에 25%(현재는 대부분 무관세)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전날 두 나라 정상과 통화한 후 이들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며 발효를 한 달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2일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밝혀 글로벌 무역 전쟁의 폭풍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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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이 자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끌어올리며 압박하자 기다렸다는 듯 즉각 전방위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행정부 격) 관세세칙위원회는 4일 미국산 석탄·LNG에 15%, 미국에서 수입하는 원유, 농기계, 배기량이 큰 자동차와 픽업트럭 등 총 72개 품목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과 미국 간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협력을 해한다”고 했다. 미국의 조치에 대한 보복성 관세라는 뜻을 확실히 밝힌 것이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내놨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는 같은 날 ‘국가의 안보’를 이유로 들면서 희귀 광물인 텅스텐·텔루륨·비스무트·몰리브덴·인듐 등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 조치에 대해 “해당 품목을 수출하기 위해선 중국 수출통제법과 이중용도(민간 및 군사 용도로 사용 가능) 품목 수출 통제 조례 등 규정에 따라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이 반도체, 전자기기 등 미국의 주력 산업인 첨단 테크 기기에 많이 쓰이는 광물들이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공정거래위원회 격)은 또 구글이 중국 반(反)독점법을 위반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은 현재 중국에서 차단돼 있지만 구글에 대한 이번 조치로 중국 기업과 구글 간 거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상무부는 아울러 캘빈클라인 등 유명 패션 브랜드를 거느린 PVH그룹, 유전체 분석 기업 일루미나 등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 명단에 오르면 중국으로의 수출이 금지된다.

트럼프는 전날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할 예정”이라면서 관세와 관련해 협상할 여지가 있다는 듯 말했지만 실제 통화가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직후 중국이 대응하면서 세계 경제 대국 간의 무역 전쟁이 다시 촉발됐다”고 했다. 미·중 간 무역 규모는 약 5750억달러(약 840조원, 2023년 기준)로 미국은 중국의 최대 수출국이고, 중국은 미국의 2대(최대는 멕시코) 수입국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는 2794억달러로 모든 나라 중 가장 크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의 명분으로 중국이 미국인을 해치는 값싼 마약인 펜타닐 원료를 미 대륙에 수출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3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펜타닐 수출을 중단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관세가 훨씬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캐나다·멕시코 등에 수출하면 두 나라에서 이 원료가 펜타닐로 제조돼 미국으로 흘러들어온다고 비난해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건물의 로고.

트럼프는 3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기자들에게 “캐나다가 마약 및 이민 단속을 위해 국경을 강화키로 했다”면서 “‘펜타닐 차르(Czar·최고책임자)’를 임명하고,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며, 24시간 국경 감시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관세를 유예한 멕시코에 대해서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 특히 펜타닐 밀매를 막기 위해 주 방위군 1만명을 동원해 즉시 (미국과 맞대고 있는) 북부 국경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트뤼도와 통화를 한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것(관세 인상)은 마약과의 전쟁(DRUG WAR)이기도 하다”면서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마약으로 미국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펜타닐은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의 일종으로 심한 통증을 완화하는 의료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불법 제조된 펜타닐이 광범위하게 유통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 멕시코에서 펜타닐을 불법으로 대량 생산한 뒤 이를 밀수한다고 보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미국에서 약 10만명 이상이 펜타닐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트럼프는 ‘1기’ 때부터 마약성 진통제 남용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 왔다. 트럼프의 개인사(史)도 펜타닐 문제에 집착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 트럼프의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는 알코올 중독으로 1981년 42세 나이에 요절했다. 트럼프는 2019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형의 죽음으로 얻은 교훈을 술뿐 아니라 오피오이드 등 약물 중독을 퇴치하는 데 적용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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