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독식 TSMC, 4분기도 최대 실적... 대만은 TSMC 위해 '최신 공정 해외 이전 제한' 풀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지난해 130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TSMC는 16일 지난해 매출 2조8943억대만달러(약 128조149억원), 영업이익 1조3227억대만달러(약 58조516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45.7%에 달했다. TSMC가 올린 지난해 매출은 반도체 제조 역사상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지난해 110조원, SK하이닉스는 66조원으로 추정된다.
TSMC는 지난해 3나노를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고객사를 휩쓸다시피 하며 최고 실적을 썼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가속기로 대표되는 고성능 컴퓨팅 부문이 앞으로 수년간 TSMC의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며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TSMC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변수도 있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인상 정책으로 소비가 위축되면 반도체 경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TSMC의 첨단 공정 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대만 정부는 ‘가장 최신 반도체 공정은 대만 이외 해외에서 이용하지 못한다’는 원칙을 최근 철회하며 TSMC를 지원하고 나섰다.
◇첨단 반도체 독식 TSMC, 역대 최고 실적
TSMC는 이날 4분기 매출 8684억6000만대만달러(약 38조4206억원), 영업이익 4255억4000만대만달러(약 18조8259억원)를 올렸다고 밝혔다. 모두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17.9% 늘어났다.
TSMC의 실적은 빅테크 고객사의 첨단 반도체 주문 독식 덕분이다. 이날 TSMC가 밝힌 지난해 공정별 매출 비율을 보면, 3나노 공정 매출이 전체의 1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6%에서 3배로 늘어난 것이다. 5나노와 7나노 공정의 비율은 각각 34%, 17%로 집계됐다. 첨단 공정으로 분류되는 7나노 이하 매출 비율이 69%로 전년 58%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파운드리에서 TSMC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TSMC의 새 반도체 공장이 본격 가동된다. TSMC는 현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보조금 수혜를 받아 650억달러(약 94조7375억원)를 들여 애리조나에 첨단 반도체 공장 2곳을 지었다.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3~4나노 칩을 생산해 애플·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빅테크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의 75%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나올 정도로 TSMC에 미국 시장은 중요하다.
TSMC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매출 예상치를 8230억~8492억대만달러(약 36조4400억~37조6060억원)로 전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38.8~43.3% 높여 잡은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46.5~48.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트럼프 출범 맞춰 ‘실리콘 방패’ 해제
TSMC에 트럼프 2기 출범은 큰 변수다. 트럼프는 지난해 내내 칩스법 보조금 정책을 비판해왔다. 대신 해외 생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단 올해 TSMC의 최첨단 2나노 칩은 대만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현재 대만은 법으로 자국 반도체 제조기업이 해외에서 최신 세대 공정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대만의 기술적 우위를 지켜 자국의 가치를 높인다는 ‘실리콘 방패’ 전략인 것이다.
대만 정부는 트럼프 2기 출범에 발맞춰 이 ‘실리콘 방패’를 내려놓는다. 더 이상 미국에서 2나노 칩 생산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8년으로 예정돼 있던 TSMC의 미국 내 2나노 공정 도입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 장관은 현재 자국 법에 대해 “옛날 규칙으로, 시대가 바뀌었다”고 했다. 또한 트럼프 2기를 맞아 공급망이 최대한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했다. 자국의 기술 안보가 위협받을 상황을 무릅쓰고서라도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시사 일반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호흡을 고르며 - (0) | 2025.01.16 |
---|---|
軍 대북확성기로 "러 파병 북한군 2명 생포" 알려 (0) | 2025.01.16 |
유령(幽靈)의 통치하는 나라 (1) | 2025.01.15 |
지금 우리 나라는 (1) | 2025.01.15 |
"송전탑에서 불길 치솟았다"…LA 산불 목격자가 찍은 영상에 포착된 모습 (0) | 2025.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