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에서 불길 치솟았다"…LA 산불 목격자가 찍은 영상에 포착된 모습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일대 대형 산불의 발화 원인이 송전탑에서 튄 불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각) 미 LA타임스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화재 조사 당국은 LA 카운티 동부 내륙 알타데나 지역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 피해 주민들이 산불 확산 초기에 촬영한 영상에서 송전탑을 발화 지점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을 포착해 관련 조사에 나섰다.
이 영상들에는 산 중턱에 설치된 송전탑 바닥 쪽에서 불꽃이 솟구치다 협곡을 따라 주택가로 번지는 모습이 담겼다.
화재 지역 인근 주민인 페드로 로하스는 지난 7일 오후 6시24분쯤 관련 영상을 찍었다. 그는 “조용한 밤에 뒤쪽에 불길이 났다는 이웃의 얘기를 듣고 뒷마당으로 나갔고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영상을 찍었다”며 “이 불길이 도시를 파괴할 정도로 커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CNN에 말했다.
같은 날 알타데나 지역 주민 제니퍼와 마커스 에리코 부부도 비슷한 영상을 촬영했다.
오후 6시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부부는 집 위쪽에서 불꽃이 튀는 모습을 목격했다. 에리코는 “처음엔 송전탑 중 하나의 바닥 주변에서 작은 불꽃 고리가 빛날 뿐이 었다. 무슨 상황인지 몰랐지만 곧 화재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불길이 주택가까지 퍼질 것을 직감한 에리코는 가족과 함께 대피하면서 911에 신고하고 이웃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에리코의 아내 제니퍼는 오후 6시15분쯤 대피 도중 잠시 멈춰 불꽃이 튀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다. 소방 당국이 이 산불의 최초 발화 시점으로 추정하는 당일 오후 6시18분과 근접한 시각이다.
이에 앞서 패서디나 지역에 사는 매튜 로겔린은 같은날 오후 6시11분쯤 저녁 식사를 준비하다 큰 소리를 들었다. 강풍으로 뒷마당 소나무가 쓰러진 것으로 생각했지만, 나무는 멀쩡했다. 곧이어 창문을 통해 송전탑 고압 전선 아래 쪽 능선에서 불이 난 것을 목격한 그는 6시13분 911에 신고했다. 그는 “캠프파이어 수준의 아주 작은 불이었다”며 “화재가 시작된 곳은 전선 바로 아래가 확실하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전기를 공급하고 송전탑을 운영하는 지역 전력회사인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SCE)의 쓰러진 전력 설비가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를 촉발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LA타임스는 센서 네트워크 운영회사 ‘위스커 랩’의 분석을 근거로 “허스트, 이튼, 팰리세이즈 화재 근처 전력망에서 화재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 강한 산타애나 바람이 불며 전력망의 결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손상되거나 쓰러진 전선이나 기타 장비로 인함 결함은 불꽃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SCE는 성명을 통해 “이튼 지역의 4개 송전선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화재가 보고된 시각 12시간 전부터 화재가 보고된 시각 1시간 이상 지난 시점까지 전력 중단이나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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