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양

下 心

太兄 2025. 1. 2. 16:36

●下 心 
(어떤 며느리)

광주(光州)에서 이름 석자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한 할머 니 한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말'이라면 청산유수(靑山流水) 라 누구에게도 져 본적이 없는 할머니 이었 답니다.
이를테면 말발이 아주 센 초로의 할머니 였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 똑똑한 며느리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 며느리 역시 서울의 명문 학교를 (졸업) 한 그야말로 '똑소리'나는 규수 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저 며느리는 이제 죽었다!"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시어머 니가 조용했습니다. 그럴 분이 아닌데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습니다. 
며느리가 들어올 때 시어머 니는 벼르고 별렀습니다.
며느리를 처음에 
"꽉 잡아 놓지 않으면 나중에 큰일이 난다!"라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

생으로 트집을 잡고 일부러 모욕(侮辱)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뜻밖에도 의연 했고 전혀 잡히지 않았 습니다.
왜냐하면, 며느리는 그때마다 시어머니의 발밑으로 내려 갔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시어머니가 친정에 서 그런 것도 안배워왔느냐?" 고 생트집을 잡았지만, 
며느리는 공손하게 대답했 습니다.

"저는 친정 에서 배워 온다고 했어도 시집와서 어머니께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모르는 것은 자꾸 나무라시고 가르쳐 주세요."
다소곳하게 머리를 조아리니 시어머니는 할 말이 없습니다
또 한 번은 
"그런 것도 모르 면서 대학 나왔다고 하느냐?" 며 공연히 며느리에게 모욕 (侮辱)을 줬습니다.
그렇지만 며느리는 도리어 웃으며 공손(恭遜)하게 말했 습니다.
"요즘 대학 나왔다고 해봐야 옛날 초등학교 나온 것만도 못해요, 어머니!

매사에 이런식이니, 시어머니 가 아무리 찔러도 소리가 나 지 않습니다.
무슨 말 대꾸라도 해야 큰소리 를 치며 나무라겠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뭐라고 한마디 하면  그저  시어머니 발밑으로 기어들어 가니 
불안(不安)하고 피곤 (疲困)한 것은 오히려 시어머니 쪽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렇습니다.
저쪽에서 내려가면 이쪽에서 불안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내려가면  반대 로 저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먼저 내려가는 사람 이 결국 은 이기게 됩니다.

사람들은 먼저 올라가려고 하니까 서로 피곤하게 됩니다
나중에 시어머니가 그랬답니다.
"너에게 졌으니 집안 모든 일 은 네가 알아서 해라."
시어머니는 권위(權威)와 힘 으로 며느리를 잡으려고 했 지만,
며느리가 겸손 으로 내려가니 아무리 어른이라 해도 겸손에 는 이길 수 없었던 것이지요.

내려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때는 죽기만큼이나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 에  < "겸손" 보 다 더 큰 덕목 >은 없습니다.
내려갈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올라간 것입니다.
아니, 내려가는 것이 바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시간 이 지나면 부패(腐敗) 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醱酵) 되는 음식이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인간(人間)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썩지 않고 맛있게 발효되는 인간은 끊임없이 내려가 는 사람입 니다.
겸양(謙讓)과 비우기를 위해 애쓰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명심(銘心)할 일입 니다
비우고 내려 놓으면서 자신의 잣대를 아는 이!
부단히 비우고 내려 놓으면서 자신 을 포기 하지 않는 이!

끊임없이 비우고 내려놓으면서 항상 잠자는 영혼(靈魂)을 일으켜 세우는 사람!
이렇게 내려갈수 있는 사람은 이미 행복을 차지한 "현자" 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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