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무너진 자영업자 비율 20%… 작년 91만명이 문 닫았다

太兄 2024. 12. 20. 18:57

무너진 자영업자 비율 20%… 작년 91만명이 문 닫았다

경기 침체에 스러지는 '대박 꿈'

입력 2024.12.20. 00:40업데이트 2024.12.20. 08:56
가득 쌓인 폐업 자영업자 카드 단말기 -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의 한 사무실에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내놓은 카드 단말기, 키오스크 등이 쌓여 있다. 이 회사를 운영하는 김종현씨는 "코로나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최근 들어 자영업자들이 정말 버티기 어려워하는 게 실감 난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최근 찾은 서울 은평구 소재 3층짜리 건물 지하 1층의 한 창고. 200㎡(약 60평) 공간 곳곳에는 중고 카드 단말기, 금전함(돈 통), 키오스크, 케이블 선 등이 쌓여 있었다. 이곳은 카드 단말기 등을 월 4만~5만원쯤 받고 식당 등 가게 사장들에게 빌려주는 회사의 창고인데, 가게로 나가는 단말기보다 되돌아오는 단말기가 훨씬 많다고 한다. 20년 넘게 이 회사를 운영해 온 김종현(49)씨는 “장사가 안돼 가게 문을 닫았다며 단말기를 반납하러 오는 사장님들이 하루에 최소 5명은 된다”며 “코로나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통상 3년인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단말기나 돈 통을 반납하러 오는 사장님들에게 장비 구입 비용을 보전할 위약금을 제대로 받을 수도 없어 골치라고 김씨는 말했다. 중고로 팔면 될 것 같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했다. 김씨는 “단말기나 금전함에 개업의 부푼 꿈을 담기 때문에 사장님들이 중고를 찾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7만~8만원쯤 하는 금전함을 고물상에 100개당 2만~3만원에 고철처럼 내다 팔고 있다고 했다. 개당 200~300원 꼴이다.

◇“코로나 끝나면 나아지나 했는데”

김씨가 겪고 있는 것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골목 경제의 핵심인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가게 문을 닫으면서 벌어지는 현상 중 하나다. “코로나만 끝나면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믿고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2년 전부터 이어진 고금리·고물가 여파에 최근 경기 부진으로 하나둘 백기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픽=양인성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월평균 자영업자 수는 566만5000명으로 직장인을 포함한 전체 취업자(2862만4000명)의 19.8%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3년 이 비율은 37.2%에 달했는데 1989년 20%대로 떨어졌고 지난해 딱 20%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자영업자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처음으로 연간으로 따진 자영업자 비율이 10%대를 기록하게 된다. 비율뿐 아니라 자영업자 수도 작년(568만9000명)보다 2만4000명 줄었다. 코로나 대유행 여파가 가시기 시작한 2022년부터 작년까지 2년 연속 늘다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작년에 10곳 중 1곳 폐업

일각에선 자영업자 감소를 다른 나라에서도 산업 구조 고도화 등으로 생기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의 자영업자 감소세는 내수 부진으로 켜진 ‘비상 신호’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폐업이 늘고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는 상황에서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는 정부의 복지 혜택 대상이 돼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개인 사업자)의 폐업 신고 건수는 91만819건으로 전체 개인 사업자의 9.5%에 달했다. 가게 10곳 중 1곳꼴로 문을 닫는 것이다. 작년 개인 사업자 폐업 신고 건수는 1년 전보다 13.9% 늘었다.

40·50대 직장인들이 제2의 인생을 찾으려 자영업 창업 전선에 나서는 풍경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폐업하는 가게가 늘면서 다니던 직장에 남아있거나 아예 쉬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개인 사업자 신규 창업 건수는 25만5306건으로 작년 3분기보다 7.5% 감소했다. 3분기 기준 2021년부터 4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자영업자 연체율 역대 최고

자영업 간판 업종인 외식업 폐업률은 올 들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업 폐업률(전체 외식업체 수 대비 폐업한 업체 비율)은 4.2%로 2022년(2.7%)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폐업률이 4.5%였던 2019년 이후 가장 높다.

그래픽=양인성

내수 불황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면서 자영업자 연체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말 자영업자 연체율은 0.66%로 1년 전(0.36%)의 1.8배다. 특히 숙박·음식 업종 연체율은 0.72%로 1년 전의 무려 2.4배로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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