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수사' 공수처로 일원화
검찰은 김용현 등 軍지휘관 수사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을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했다.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경쟁적으로 진행하던 윤 대통령 내란죄 수사가 공수처로 일원화된 것이다.
이진동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중복 수사 방지와 공수처의 사건 이첩 요청에 대해 협의한 결과 검찰은 피의자 윤석열과 이상민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내란죄 수사권을 놓고 정당성 문제가 제기돼 공소 유지와 증거 능력에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이첩하게 됐다”고 했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국회에서 “어느 기관에서 수사할 수 있는지, 그에 따라 영장을 발부할 것인지는 중요한 재판 사항”이라고 했었다. 다만 공수처는 대통령을 기소할 권한이 없어 수사 후 다시 검찰에 기소 요청을 해야 한다.
한편, 경찰은 지난 11일에 이어 두 번째 대통령실 압수 수색을 시도했으나 또 실패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확보하려고 했는데, 경호처가 “기밀 등을 이유로 협조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슬비·구아모 기자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에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이첩하라”고 처음 요청한 것은 지난 8일이다. 공수처법에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해서 공수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와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각자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는 사이 검찰과 경찰, 공수처는 중복 소환과 중복 영장 청구를 하는 등 경쟁적인 수사를 벌여 비판을 받았다.
지난 11일에는 공수처와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꾸려졌다. 이후 공수처는 지난 13일 검찰과 경찰에 다시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경찰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검찰도 윤 대통령과 이상민 전 장관 사건을 공수처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국회에서 윤 대통령 내란죄 상설특검이 통과돼 어차피 사건 수사를 중단할 상황이 되니까 이제 와서 가장 약체(弱體)인 공수처에 사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첩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특별수사본부 내부에서는 일부 반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한다. 특수본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낸 데 이어 16일에도 “21일까지 출석하라”고 재차 통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검찰 한 관계자는 “수사팀은 전날까지도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상당 부분 진척해 왔는데 갑자기 이첩하라고 하니, 힘이 빠져 업무가 멈춰버린 분위기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첩 발표를 한 지 3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3시 30분쯤 검찰 특수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대검을 찾아 1시간가량 심우정 검찰총장과 면담했다. 이에 박 고검장이 항의성 방문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검찰총장의 소집에 따라 이뤄진 면담이었고, 향후 수사 방향을 논의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앞으로 김 전 국방부 장관과 여 전 방첩사령관 등 계엄에 관여한 군 지휘관들 수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여인형 전 사령관으로부터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장관이 체포하라고 했던 정치인 등은 평소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던 인물들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작년 12월쯤부터 사적인 모임 자리에서 시국을 걱정하면서 ‘어려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건 비상 조치밖에 없지 않으냐’는 언급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편 경찰 등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에게 “18일 오전 10시까지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로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다. 2차 출석 요구를 할지는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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