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 D램도 양산… 삼성·하이닉스 턱밑 추격
CXMT, DDR5 독자 생산 성공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CXMT(창신메모리)가 한국 기업들의 최신 주력 제품인 첨단 D램 ‘DDR5’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그동안 기술 격차 때문에 구형 D램만 생산하던 CXMT가 인공지능(AI) 서버, AI PC에 들어가는 첨단 D램까지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이전 세대인 DDR4 D램에서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는 데 걸린 시간은 6년이었다. 하지만 DDR5에선 한국이 출시한 지 4년 만에 독자 생산에 돌입했다. 한국 반도체 주력인 메모리에서도 중국의 추격 속도가 그만큼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형 반도체에서 중국에 따라잡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응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CXMT가 구형 D램에 이어 첨단 D램까지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선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당장 중국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중국, 첨단 D램도 자체 생산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 저장 장치 제조사 킹뱅크와 글로웨이는 일제히 32GB(기가바이트) 용량의 DDR5 D램을 출시했다. 이 두 회사는 메모리 업체에서 D램을 구매해, PC나 서버에 꽂을 수 있도록 패키징(조립)을 한다. 두 업체는 자체 광고에 “중국산 칩, 막을 수 없는 기세”라는 문구를 넣어 ‘중국산 DDR5 칩을 넣은 D램’이라는 점을 밝혔다.
두 제조사는 D램 칩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온라인에 올라온 상품 설명서를 보면 칩 제조사로 CXMT가 적시돼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CXMT가 최근 DDR5 생산을 시작했다며 고객사를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스스로 밝힌 수율(양품 비율)은 80% 전후”라고 했다. 국내 업체들의 수율이 80~90%인 것을 감안하면, 양산 공정 기술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DDR5 D램은 2020년 SK하이닉스가 처음 출시했다. 이전 세대(DDR4)보다 데이터 용량은 4배, 데이터 처리 속도는 2배 빠른 것이 특징이다. 데스크톱 PC와 대형 서버 컴퓨터에 주로 쓰이는데,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함께 AI 시대 대표 고부가 가치 메모리로 꼽힌다.
다만 CXMT의 DDR5 성능이 아직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품보다는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업체들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D램 제조에 쓰면서 더욱 미세하게 회로를 그려 전력 소모를 줄이고, 저장 용량을 늘려왔다. 하지만 현재 중국 기업들은 미국 제재로 EUV 노광 장비를 수입할 수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CXMT는 DDR5를 구형 장비를 활용해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직 대량으로 양산하는 단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중국 시장 잃을 가능성도”
메모리 반도체는 여전히 한국이 압도적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중국의 도전으로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41.1%, SK하이닉스 34.4%, 마이크론 22.2% 순이다. CXMT가 DDR5 대량생산에 본격 나선다면, 중국 내 AI 서버와 PC 시장은 급격하게 한국산 메모리가 아닌 자국 메모리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의 ‘밀어내기’로 구형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첨단 제품에서마저 중국의 가격 공세에 밀리면 수익성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국내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아직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이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전방위적인 제재를 받는 중국이 자국의 기술 굴기를 과시하기 위해 서둘러 DDR5 양산을 공개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CXMT의 D램 생산량 기준 글로벌 점유율은 12%(트렌드포스)에 달하지만, 정작 매출 기준 점유율은 잡히지 않는다. 생산을 해도 실제 판매는 매우 부진하다는 의미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 업체들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DDR5
DDR(Double Data Rate)은 데이터를 읽고 쓰는 데 특화된 D램의 일종으로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최신 세대를 뜻한다. 최신인 DDR5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으로 주로 PC와 서버용 컴퓨터에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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