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오는 소리 ]
길가에 차례없이
어우러진 풀잎들 위에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 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숨어 왔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막히던 더위와
세상의 끝날 것 같이
그리도 쉼 없이 퍼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 같은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밤인 줄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의
매미소리 따라
가을이 밀려 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 따라 가을이 따라 왔습니다.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넣어 비벼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 할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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