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발언 일색 野 원내대표, 李 아닌 국민 뜻 살피길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3선 박찬대 의원이 선출됐다. 보통 원내대표들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중견 정치인들이 경쟁을 통해 선출되는데 박 원내대표는 1인 출마로 사실상 추대됐다. 친명(親明) 내부에서 교통정리를 해 박 원내대표를 내세우자 다른 경쟁 후보들이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22대 국회에서 171석 거대 야당을 이끌 막강 권한의 원내대표 선출이 사실상 이 대표 지명과 같이 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원내 지도부를 구성하는 운영수석 부대표와 정책수석 부대표에도 박성준, 김용민 등 강성 친명들이 임명됐다.
사실상 이 대표와 ‘개딸’로 상징되는 강성 지지층의 낙점으로 원내대표가 됐기 때문인지 박 원내대표는 강경 발언 일색이다. 그는 “머뭇거리다 실기하는 과거의 민주당과 결별하겠다”며 “법사위와 운영위를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법안 처리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 그리고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를 그동안 국민의힘이 맡아 왔는데 이를 다시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22대 국회는 상임위 구성부터 충돌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고도 했다.
21대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의 최대 과제는 이재명 대표 방탄이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의 원내대표는 가결 직후 원내대표직을 그만둔 것도 모자라 이번에 공천도 못 받았다. 새 원내대표의 강경 발언은 이 대표와 친명에 조금이라도 미운털이 박힐 경우 민주당 원내대표가 어떻게 되는지 봤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총선 대승에 취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0% 안팎으로 국민의힘과 비슷하다. 4년 전 총선 대승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5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총선 민심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와 열광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이었다는 뜻이다. 총선 표 차이도 5% 남짓이었다.
박 원내대표가 친명에 의한, 친명을 위한 원내대표가 됐다는 생각으로 이 대표와 지지층 눈치만 볼 경우 결과는 예정돼 있다.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으로 입법부마저 장악하자, 지지층 박수 소리에 맞춰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했다. 그러다 정권을 내주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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