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野의 특검 압박에… 이원석 “명품백 신속 수사하라” 직접 지시

太兄 2024. 5. 4. 17:12

野의 특검 압박에… 이원석 “명품백 신속 수사하라” 직접 지시

검찰 갑자기 왜… 수사는 어떻게

입력 2024.05.04. 03:39업데이트 2024.05.04. 06:45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지난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재추진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왜 갑자기 수사하나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장면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해 폭로한 ‘서울의소리’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검찰에 고발한 것은 작년 12월이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지만 5개월간 별다른 수사 움직임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장의 지시가 나온 것은 민주당의 ‘김 여사 특검 드라이브’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작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을 통과시켰지만 윤 대통령은 곧바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도이치모터스 의혹에 ‘명품 백 수수’ 의혹을 더한 특검법을 다시 발의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압승하자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곧바로 다시 발의하겠다”고 하고 있다.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 추진을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검찰로선 더 이상 수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선 당초 혐의 구성이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검찰이 빠르게 수사를 종결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는 말도 나온다. 한 현직 검사는 “김 여사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는데도 엄중한 뇌물 사건인 것처럼 정치적으로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는 상황에서 수사를 빨리 종결해야 된다는 이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다른 부장검사는 “이 총장은 대상이 누구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최근 ‘이화영 술자리 회유 의혹’ 등 정치권에서 검찰을 계속 공격하는 상황에서 검사들이 당당하게 수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를 봐주는 식의 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핵심은 ‘직무 관련성’ 여부

현행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배우자는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 김 여사가 명품 백을 받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법조인은 “김 여사에게 가방을 준 목사가 ‘(윤 대통령 당선) 축하 의미로 줬고, 공직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해 직무와 연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반면 다른 변호사는 “대통령의 직무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법원 판례도 있어 검찰 수사에 따라 직무 관련성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더라도 김 여사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 자체가 없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 수수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처벌을 받으려면 ‘직무 관련성’에다 ‘인지 여부’까지 입증이 돼야하는 것이다. 다만 검찰 수사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도 대통령은 헌법상 내란·외환의 죄 이외의 범죄에 대해서는 기소할 수 없다. 대통령 임기를 마친 후에는 기소할 수 있다.

◇김 여사 조사는 어떻게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이상 김 여사를 어떤 식으로든 조사할 수밖에 없다. 서면, 방문, 소환 등의 방법 중 어떤 방식을 택할지도 관심이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김 여사를 한 차례 서면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총장까지 저렇게 지시를 했다면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를 한다고 봐야 한다”며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은 작년 11월 27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를 통해 불거졌다. 방송 1년 2개월 전인 2022년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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