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무기한 늦어지고, 쌍둥이 출산 연기... 의료 현장 혼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특히 필수의료의 핵심을 맡는 전공의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대로 수술받을 수 있는 거냐”는 환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암수술 및 출산 등 긴급한 수술이 취소되거나 미뤄졌다는 글도 쇄도하고 있다. 건강검진이나 조직검사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염려하는 글들도 다수 확인됐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Big)5′ 병원 중 하나에서 오는 22일 수술 예정이었다는 한 암 환자는 환우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술이 취소됐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지방에서 수술하려고 하니 초진 후 11개월이 지나서야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 조금이라도 빨리 수술 받고자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왔는데 수술이 취소됐다”며 “원래 2월 7일이던 수술을 회사 사정으로 2주 미뤄 이렇게 된 게 너무 후회된다”고 했다.
또 다른 환자는 “중앙대병원에서 27일 예정된 수술이 파업 때문에 미뤄졌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언제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할지는 병원 측도 모른다고 말했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본인을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이라 밝힌 네티즌은 병원 측으로부터 “아이 수술 일자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너무 어려서 오랜 시간 미루며 기다리던 수술인데, 왜 하필이면 이때일까 싶어 속상하다”고 했다.
한 공무원은 아버지의 암 수술이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수술 날만 기다리며 식단 조절도 하고 항혈전제도 끊으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출산할 예정이었으나, 수술을 하루 앞두고 연기를 통보받았다는 환자의 사연도 전해졌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부모님의 목디스크 수술이 무기한 연기돼 당황스럽다는 보호자의 성토, 당장 분만을 앞두고 출산 시 무통 주사가 불가능하다는 통지를 받았다는 임신부 등의 사례도 나왔다.
빅5 병원의 한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빠질 것으로 보이는 20일부터 중증도와 응급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환자들의 수술 일정을 미루고 있다”며 “병원을 가동하기 위해선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전공의들은 수술실과 응급실 등에서 손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들이 손을 놓으면 정상적 병원 운영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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