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관혼상례

중과 스님

太兄 2023. 6. 12. 20:12

2020-05-26 22:48:49


중과 스님

신부님이 외국에 나가시면서 출국신고서 직업란에 ’신부님’이라고 적어 공항직원에게 내밀었다.
공항직원이
"아니, 신부님!
그냥 ’신부’라고 쓰시면 안되나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신부님이
"아니, 그러면 스님들은 ’스’라고만 씁니까?"


신부와 신부님
목사와 목사님
선생과 선생님
우리는 혼동을 하고 있다.
’같은 거라고.’
신부와 목사는 성직자일뿐 성자聖者는 아니다.
교사 교수 교장도 직업인으로서 선생일뿐 모두가 선생님은 아닌 것이다.
그랬으면 좋으련만.


요즘 목사 신부 중들이 신문지상이나 TV화면에 자주 등장한다.
시청앞 서울광장이 그들의 연단이요, 무대가 된 지는 오래다.
봉은사 주지 명진도, 명동성당에서 웅성거리는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도,
해박한 지식으로 요설饒舌을 늘어놓는 도올 김용옥도 요즘 스포트라이트를 한창 받고 있다.
이러다가는 인기 연예인들이 설 자리를 뺏길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좀 생각을 해보자.
자식이라고 모두 효자가 아니듯이
학생이라고 모두 수재 천재가 아니듯이
종교인들도 직업인일뿐 모두가 성자는 아니다.
지식인 정치인 예술인들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학자 정치가 예술가는 아니다.
더더욱 도덕군자들이 아니다.
효자이기를, 수재이기를, 성자이기를 우리가 기대하고 있을뿐이다.
우리가 그렇게 착각을 하고 있을뿐이다.


자식들이, 학생들이, 성직자들이 모두가 효자요, 수재요, 성자여야 한다고 바라는 우리는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많은 집집 마다, 교회 마다, 성당 마다, 학교 마다에
체워 줄 효자 수재 성자 도덕군자가 세상에는 그리 흔치가 않다’는 것을.
이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치지는 말자.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런 날이 올거라고.’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지금이 그런 세상이라고, 그래야한다고 너무 앞질러 생각지는 말자.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 살아내기가 참 어렵고 힘 들어 진다.
선생이 곧 스승이 아니듯, 중과 스님은 엄연히 다르다.
착각은 자유지만 그 열매는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