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일반상식

미중 관세 전쟁, 바다로 번졌다

太兄 2025. 4. 19. 20:20

미중 관세 전쟁, 바다로 번졌다

美, 中 해운사에 입항료 부과
선박당 70억… 中, 보복 시사

입력 2025.04.19. 00:55
중국에서 온 화물들이 쌓여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항구./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에 미국 입항(入港)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관세 전쟁‘에 이어 조선·해운업 견제 역시 본격화하며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 시각)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t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 기업이라도 중국산 선박을 운항하면 t당 18달러 혹은 컨테이너당 120달러를 내야 한다. 수수료는 180일 후인 오는 10월 14일부터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통상 미국에 들어가는 컨테이너선은 1만~1만5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이다. 컨테이너 1개 무게는 10t 정도로 본다. 이를 토대로 단순 추산했을 때 중국 외 선사는 선박당 20억원 안팎, 중국 선사는 70억~100억원가량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수수료는 해운사에 큰 타격일 뿐 아니라, 결국 운임에 반영돼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될 것”이라며 “해운사들은 향후 180일간 중국산 선박을 최대한 미국 노선에서 빼는 식으로 선대를 재배치하겠지만, 중국 선사들은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18일 “미국이 즉시 잘못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은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번 조치가 전 세계 해운 비용을 증가시켜 글로벌 공급망을 혼란스럽게 할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이익마저 해칠 것이란 주장이다.

한국 해운·조선 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은 전체 보유 컨테이너선 83척 가운데 중국산이 5척뿐이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18일 팬스타엔터프라이즈(29.97% 상승), STX그린로지스(3.79%), HMM(0.42%) 등 국내 주요 해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