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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같았다"…'죽음의 길' 도망치는 우크라軍, 사냥 나선 러 드론

太兄 2025. 3. 19. 19:58

"공포영화 같았다"…'죽음의 길' 도망치는 우크라軍, 사냥 나선 러 드론

입력 2025.03.19. 10:07업데이트 2025.03.19. 14:41
./텔레그래프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격전지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드론에 쫓겨 힘겹게 퇴각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7일 “우크라이나군이 ‘죽음의 도로’에서 사냥당하고 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인 R200 도로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작은 드론이 고속도로를 따라 질주하는 ‘먹잇감’ 위로 높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닌다. 드론은 급강하하면서 속도를 높이고, ‘죽음의 도로’를 따라 퇴각하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탄 차량을 끈질기게 쫓는다. 곧 드론이 차량에 부딪혀 폭발하는 ‘불가피한 상황’을 앞두고 영상이 끊긴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러시아 드론이 '죽음의 도로'를 달려 탈출하는 우크라이나군 차량을 뒤쫓고 있다./텔레그래프

또 다른 영상에는 일부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적군의 드론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고 차량에서 뛰어내리는 모습도 담겼다. 그러나 병사 대부분은 피할 새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R200도로는 쿠르스크주 요충지인 수자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이어진다. 우크라이나군이 보급품을 나르는 주요 도로로 사용돼 왔다. 이곳은 최근 2주 동안 러시아의 끊임없는 포격을 받았고, 우크라이나군 병력 손실이 잇따르면서 ‘죽음의 도로’로 불리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을 고립시키기 위해 R200 도로를 전력으로 포위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R200 도로에는 러시아의 맹공을 피해 도망치려다 학살당한 우크라이나군 병사의 시신과 불타버린 차량의 잔해가 널려있는 상황이라, 우크라이나군은 퇴각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래프는 “마지막까지 수자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병사 일부는 차량이 아닌 도보로 도망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죽음의 도로'에서 러시아군 드론을 발견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차량 밖으로 뛰어내리는 모습./텔레그래프

영국 BBC 방송은 가까스로 쿠르스크를 탈출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참혹한 증언을 전하기도 했다.

드미트로라는 가명을 쓴 한 병사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퇴각하는 모습은 마치 공포영화 같다”며 “도로에는 수백 대의 파괴된 차량, 장갑차가 널려 있고 부상자와 사망자도 많다”고 했다. 또 “여러 대의 드론이 차량을 사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안톤이라는 가명을 쓴 병사는 물류 공급 경로가 차단됐다며 “무기, 탄약, 식량, 물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쿠르스크에서 모든 거점을 잃었다”고 했다.

결국 야간에 도보로 쿠르스크를 탈출했다는 안톤은 “우리는 여러 번 죽을 뻔했다”며 “드론은 항상 하늘에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 수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볼로디미르라는 가명의 병사는 “전선이 붕괴되고 공황 상태에 빠졌다”며 “퇴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러시아 드론에 공격당한 군대 장비가 도로에서 불타고 있어 낮에는 떠날 수 없다”고 했다.

러시아군 병사가 17일 쿠르스크주 수자 지역의 한 마을에 부대 깃발을 꽂는 모습./AP 연합뉴스

BBC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쿠르스크 탈환에 북한군 약 1만2000명을 포함해 최대 7만명의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최정예 드론 부대를 배치해 주요 보급로를 폭격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쿠르스크 지역을 대부분 수복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압티 알라우디노프 러시아 군사정치국 부국장 겸 아흐마트특수부대 사령관은 18일 타스통신에 “이제 쿠르스크 지역의 거의 전역이 해방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진격으로 거의 모든 (우크라이나군) 주둔지가 한꺼번에 함락됐고 적 병력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내 최초 점령 면적의 약 80~90%를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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