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일반상식

트럼프 "바이든이 달아난 뒤,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는 중국이 점령"

太兄 2025. 2. 27. 17:37

트럼프 "바이든이 달아난 뒤,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는 중국이 점령"

"中 핵미사일 제조시설서 한 시간 떨어져, 꼭 유지하려고 했었다" 주장
"러시아가 빼앗은 우크라 영토 유지하면 중국에 위험한 메시지" 기자 질문에
"그럼 당신이 되찾아 보든지" 응수

입력 2025.02.27. 16:19업데이트 2025.02.27. 16: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기자들로부터 바이든 행정부 때 있었던 혼란스러웠던 미군 철수와 바그람 공군기지 포기와 관련한 당시 미군 수뇌부의 책임을 묻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람은 높은 철책으로 보호된 대규모 기지로, 중국의 핵미사일 제조시설로부터 한 시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원래 미군 철수 이후에도 소규모 병력을 배치해 계속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집권 1기 때)미군 병력을 5000명까지 줄였지만, 바그람 공군기지는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중국 때문에 유지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의 위치. 트럼프는 중국의 핵미사일 제조시설로부터 1시간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미군 철수 이후에도 계속 유지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그람 기지의 활주로는 “두꺼운 콘크리트와 강철로 만들어져 어떤 군사장비도 착륙할 수 있었다”며 “원래는 바그람 기지를 유지하고 질서 있게 철수해 군사장비도 회수할 계획이었는데 바이든 행정부 탓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바그람 공군기지는 소련이 1950년대에 건설했지만, 미국이 2001년 아프간 전쟁에 개입하면서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현대화했다.

트럼프는 1기 때인 2020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맺고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7년 집권 1년 차에 1만 4000명이었던 미군 병력은 2021년 퇴임 전에는 2500명까지 감축됐다.

◇”푸틴, 철군 혼돈 보면서 ‘우크라 침공 이때다’ 생각”

그는 “바이든이 포기했고, 지금 바그람은 중국이 점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달아나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이걸 보고 ‘지금이야말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갈[침공할] 때’라고 생각했다.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배경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혼란스러운 아프간 철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미국은 2021년 7월1일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철군했고, 8월30일 카불 공항의 혼돈 속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푸틴은 2022년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트럼프는 또 미국이 남긴 군사장비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은 현재 미국 다음으로 2위, 3위의 군사장비 판매국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백억 달러어치의 최신식 트럭 장갑차 무기들을 그대로 남기고 철수했다”며 “아프간인들은 지금 77만7000정의 소총과 7만 대의 장갑차와 군용 차량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장비들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은 그리 크지 않아”

그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not beyond very much)”이라고 말했다. ‘not beyond very much’라는 표현은 트럼프식 화법으로, “그다지 많지 않을 것” “일정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그는 평화협정 이후의 우크라이나 안보는 “유럽이 맡게 할 것이다. 유럽이 이웃(the next-door neighbor)”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27일 예정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과 우크라이나의 주요 광물 개발 협정 체결에 대해 “희토류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정말 파트너가 될 것이고, 우리는 희토류가 꼭 필요하고, 그들은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광물 협정이 미국에게는 3500억 달러, 유럽에는 1000억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개전(開戰) 이래 지난 3년 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3500억 달러어치의 지원을 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한다.

 국무부 웹사이트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미국의 군사 원조는 1월20일 기준으로 659억 달러(약 87조 7470억 원)라고 밝히고 있다. 또 독일 싱크탱크 키엘 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 미국의 민간ㆍ군사 지원액은 1142억 유로(약 165조 5900억 원), 유럽은 1323억 유로(약 191조 8350억 원)에 달한다.

◇”러시아가 빼앗은 영토 유지하면, 중국에 위험한 메시지” 질문에

미국의 안전 보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젤렌스키는 작년 9월 트럼프 대선 캠프에 먼저 자국의 희토류ㆍ주요 광물 개발을 ‘미끼’로 던지며, 미국의 분명한 군사적 지원과 안전 보장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러시아가 평화 협정으로 군비(軍備) 증강의 시간을 벌어 재침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미국과 광물 협정 초안에 합의하면서도 “미국은 지속적인 평화를 확립하는 데 필요한 안전 보장을 확보하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모호한 문구를 넣은 것을 성과로 내세웠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모든 안전 보장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보장(guarantees)’을 언급한 문장이 최소한 하나 들어가길 원했고, 거기[협정 문구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평화 협상에서 러시아에게 요구할 ‘양보’ 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건에 대해선 “잊으라(forget about it). 그게 이 모든 일[전쟁]이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힘으로 강탈한 땅을 유지하게 되면, 타이완과 관련해 중국에 위험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케이, 그럼 당신이 되찾아 보든지”라며 “우크라이나가 가능한 한 많은 영토를 되찾을 수 있는, 좋은 딜을 맺도록 매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