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中이 틀어쥔 희귀금속 ‘안티모니’, 韓 수급관리 비상

太兄 2025. 2. 6. 19:53

中이 틀어쥔 희귀금속 ‘안티모니’, 韓 수급관리 비상

수출 통제로 1년 새 가격 3배 뛰어
한국 철강·배터리社 공급 차질 점검

입력 2025.02.06. 10:00
 

국내 산업계가 희귀금속 안티모니(Antimony) 수급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동차 강판, 반도체, 배터리, 방산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핵심소재로 쓰이는 안티모니는 지난해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면서 물량 부족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제철(22,350원 ▲ 200 0.9%), 포스코 등은 안티모니 수급 상황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고려아연(790,000원 ▼ 5,000 -0.63%)에 공급 차질 여부를 확인하고, 직접 온산제련소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금속 안티모니. /고려아연 제공

당장은 국내 안티모니 물량이 부족하진 않지만, 수급난에 대비해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철강사 외에 배터리업계에서도 추가 구매를 문의하는 상황이다.

안티모니는 연(납) 정광(불순물을 1차 제거한 금속 광석)에 극소량 포함돼 있다. 물체가 잘 타지 않게 하는 난연제로 주로 쓰이는데 합금 시 탄성을 강화하는 성능이 뛰어나 국내에선 제강 공정 필수 부자재로 활용된다. 강도가 높은 특수강, 자동차 강판, 반도체, 배터리 보호 소재, 무기 등을 제조할 때 들어간다.

지난해 9월 중국의 안티모니 수출 통제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안티모니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안티모니 최대 보유(매장)국이자 생산국이다. 지난 2023년 기준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64만톤(t), 연간 생산량은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의 절반가량인 약 4만t이다.

중국은 2023년부터 미국 기술 제재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의존도가 높은 희귀금속 및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말 흑연 수출을 통제했고 이듬해 9월부터 안티모니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적외선 레이더, 미사일 등 군사 무기 원료로도 쓰이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일러스트=박길우

최근 몇년 새 안티모니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2023년 말 t당 1만 달러선에서 거래되던 안티모니는 지난달 네덜란드 로테르담상품거래소에서 t당 4만달러(약 5784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작년 말에는 가격이 4만500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국내 안티모니 수요량은 연간 약 4000t으로, 이 중 절반가량은 고려아연이 책임지고 있다. 나머지는 중국, 태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중국 비중이 가장 높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안티모니 수입액(5920만달러) 중 중국(4380만달러)이 약 74%를 차지했다. 고려아연의 연간 안티모니 생산량은 약 3500t으로 내수와 수출용이 각각 70%, 30%를 차지한다. 지난해 안티모니 생산량은 전년대비 14.5% 증가한 3604t이었다. 안티모니 가격이 치솟으면서 관련 매출도 같은 기간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아연은 향후 수급 상황에 따라 안티모니를 비롯한 희귀금속 생산량을 늘리고 내수 비중을 확대해 공급 차질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 4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티, 몰리브덴, 인듐 등을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했는데 이 중 텔루륨, 비스무티, 인듐은 국내에서 고려아연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안티모니를 미국에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연간 생산량의 10%인 350t을 시작으로 대미 수출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중국산 안티모니 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지난해 안티모니 수입량(약 1만4000t)의 62%를 중국에서 들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