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1번째 주지사"... 트럼프 흔들기에 캐나다 총리 결국 사임
"관세 위협에 제대로 대응 못해" 비판 시달려
트럼프 "캐나다, 美와 합병하면 관세 사라져"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국내 비판에 시달려 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 사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뤼도 총리가 당내에서 몇 주 동안 사퇴 압력을 받은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캐나다와 세계 정치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싸움꾼이며 중산층을 강화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팬데믹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이 대륙에서 자유 무역을 지키고 우크라이나와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지하고 기후 변화를 막으며 경제를 미래에 대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현실은 우리가 최선을 다했지만 의회가 몇 달째 마비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면서 “내가 더 이상 (당이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최선의 선택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사임 배경을 밝혔다. 캐나다는 올해 10월 총선을 앞두고 있었다.
2015년 11월 44세의 젊은 나이로 캐나다 총선에서 승리하며 총리직에 오른 트뤼도는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그의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도 총리를 지낸 정치 명가 출신이다. 그의 지지율은 취임한 뒤 약 2년이 지난뒤부터 주택·생활비 상승 위기, 이민자 증가에 대한 우려 등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에 국경 문제를 빌미로 캐나다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트뤼도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관세 위협이 현실화될 기미를 보이자 작년 11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대응책을 마련하려 했지만, 이후에도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캐나다 주(州)지사’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 등 조롱을 받았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누가 총리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에서 자유당 정부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서 캐나다 기업과 캐나다인을 보호할 수 있겠나”라고 묻는 질문에 “캐나다인의 이익을 위해 이 정부의 모든 사람이 단호하게 집중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캐나다 내부에서 트뤼도 총리 정책에 대한 비판과 내각 사퇴가 이어진 점도 그의 사퇴를 이끌어냈다. 트뤼도는 작년 말 트럼프가 관세를 실제로 올릴 경우 수출 감소로 경제에 타격이 올 수 있다며 선제적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올 봄 연소득 15만캐나다달러(약 1억5000만원) 이하인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250캐나다달러(약 25만원)를 지급하고, 필수 품목에 대해 연말에 한시적으로 세금을 감면해준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한 때 그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트뤼도) 총리가 ‘값비싼 정치적 속임수’를 선택했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 다가오는 ‘관세 전쟁’에 대비할 비용을 확보해두고 싶다”며 반대하고 사퇴했다. 이후 캐나다 집권 자유당과 연립해 온 진보 성향 신민주당(NDP)도 지난달 20일 불신임안 제출 의사를 밝히는 등 사퇴 압력이 세졌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최소 20명의 의원들이 최근 그에게 사퇴를 촉구했다”고 했다. CNN은 “캐나다가 차기 트럼프 정부에서 엄청난 관세 문제로 시달릴 수 있는 상황에서 그의 사임 발표가 나왔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캐나다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무역 적자와 보조금을 감당할 수 없다”며 “트뤼도 총리는 이 사실을 알고 사임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캐나다가 합병하면) 끊임없이 주변을 맴도는 러시아와 중국 선박의 위협으로부터 완전하게 안전해질 것”이라면서 “관세도 사라지고 세금은 대폭 인하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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