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갑자기 튀어나와 다 이겨버려" 찬사... 폭풍 5득점 '비밀병기' 도경동

太兄 2024. 8. 1. 16:14

"갑자기 튀어나와 다 이겨버려" 찬사... 폭풍 5득점 '비밀병기' 도경동

입력 2024.08.01. 09:06업데이트 2024.08.01. 10:41
도경동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아무도 모르는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와 다 이기고 들어가는 게 한국 펜싱 특징.” “이름을 도경금(金)으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의 ‘히든카드’ 도경동이 결국 일을 냈다. 결승전에서 교체 투입돼 처음으로 피스트를 밟은 그는 2분여만에 연속 5점을 획득하며 한국이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상욱(대전광역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31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김정환과 김준호가 각각 부상과 은퇴로 빠진 가운데 신예 박상원과 도경동이 합류한 ‘뉴 어펜저스’가 단체전 3연패 대기록을 썼다.

도경동은 결승전 전까지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그야말로 ‘히든카드’였다. 오상욱이 6라운드 30-29로 1점 리드를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원우영 코치는 7라운드에 구본길 대신 도경동을 투입했다. 점수 차가 간절한 박빙의 상황에서 도경동은 원 코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완벽히 증명해 보였다.

프랑스와 준결승전 직후 ‘뛰지 못해 근질근질하다’고 말하며 공동취재구역을 떠났던 도경동은 한풀이라도 하듯 크리스티안 러브를 압도하며 실점도 없이 5득점을 몰아쳤다. 도경동이 7라운드를 마무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분 30초정도였다. 한국 대표팀은 그의 활약으로 순식간에 35-29로 점수 차를 벌렸다.

도경동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준결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도경동은 지난해 4월 입대해 오는 10월 전역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금메달을 따내면서 전역 시점도 두 달가량 당겨졌다.

도경동은 경기 후 “선수로서 최종 목표가 금메달이었다. 그걸 바라보고 운동해왔는데 목표를 이룰 수 있어 꿈만 같다”며 “개인적인 기쁨보다 우리 펜싱의 새 역사, (단체전) 3연패를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상욱이 형도 2관왕을 이뤄서 내가 정말 축하했다. (우리는) 지금 오상욱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도경동은 동료와 코치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었다. 8강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구본길은 “8강전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도경동에게) 크게 혼났다. ‘형, 왜 자신이 없냐, 자신 있게 해야 한다’고 화를 내더라”라며 “그때 난 많이 약해져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그래 내가 잘할게, 한 번 자신 있게 해볼게’라고 답했다”고 했다.

원 코치는 “저도 소름이 돋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며 도경동을 교체 투입한 것에 대해 자찬했다. 이어 “경동이가 나가면서 손가락질을 딱 하며 본인을 믿으라고 하더라. 그때 저는 ‘오케이, 됐어’라고 느꼈다”며 “한국이 남자 사브르 팀 세계랭킹 1위를 지키는 데 큰 힘을 보태왔고 능력이 있는 선수라 믿고 있었다. 그래도 5-0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정말 완벽하게 해줬다”고 칭찬했다.

원 코치는 또 “(도경동은) 훈련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꾸준히 훈련하고, 성실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도 잘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최고”라고 했다.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구본길, 박상원, 오상욱, 도경동(왼쪽부터)이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시상식에서 수여 받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뜨거웠다. 도경동에게 ‘도경금(金)’ ‘조선제일검’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네티즌들은 “교체 투입될 때부터 기세가 좋았는데 정말 잘하더라” “박빙의 상황에서 압도적으로 이겨버림” “어디선가 나타나 바람처럼 빠르게 끝내버림” “실점 하나도 없이 순식간에 연속 5득점한 게 진짜 컸다” “분석 안 된 선수가 제일 무섭다더니 비밀병기였어” “셀프 전역 축하드린다” “한국 팀만 가진 황금찬스 쓴 수준 아니야?” “금메달 일등공신” “게임체인저 그 자체 아님?” “항상 아무도 모르는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와 다 이기고 들어가는 게 한국 펜싱 특징” 등의 반응이 나왔다.

‘뉴 어펜저스’가 세계 정상을 찔렀다. 한국 남자 사브르가 올림픽 단체전 3연패(連覇)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오상욱(28)은 개인전 금메달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