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없는 김대리'가 만든 떡볶이... 작년 2400만 그릇 팔았다
[도전! K 강소기업] (2) 9국 170개 매장 진출…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
작년 한 해만 즉석떡볶이 2400만 그릇,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 한 그릇씩 먹을 만큼 판 기업이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우리나라에서만 판 게 아니라는 것이다. 베트남 하노이, 대만 타이베이, 미국 휴스턴, 호주 시드니에 가도 이 즉석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떡볶이 회사 창업자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며 조만간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의 중심가까지 떡볶이 가게를 열겠다고 한다. 떡볶이 장사를 해 ‘500만불 수출의 탑’까지 수상한 그는 바로 즉석떡볶이 브랜드 ‘두끼’를 창업한 김관훈(45) 두끼 마케팅총괄(CMO). 20대 때 다닌 화학 제품 유통업체에 적응하지 못하고 ‘열정 없는 김 대리’로 불렸던 그는 창업 후 불과 10년 만에 전 세계 9개 국가에 170개 매장을 진출시키면서 성공 가도에 올랐다.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두끼 본사에서 김 총괄을 만나 그의 성공 스토리와 창업기를 들어봤다.
두끼는 1명당 1만900원만 내면 뷔페식 코너에서 떡∙양배추∙소시지∙라면 같은 재료를 담아 각자 테이블에서 즉석떡볶이를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카레∙크림∙마라 등 원하는 소스를 만들 수도 있다. 김 총괄은 창업하기 전 2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출장 길이나 휴일에 경기 평택, 오산 등은 물론 대구, 부산, 광주광역시 등 전국에 떡볶이 맛집 3000여 곳을 찾았다. 그 기간 차량의 주행거리만 36만㎞, 서울~부산을 430번 왕복할 거리다.
◇'열정 없는 김 대리’에서 ‘떡볶이 동호회장’까지
1979년 강원 원주에서 태어난 김 총괄은 부모님이 트랙터∙콤바인 같은 농기계를 파는 대리점을 운영했다. 초등학교 시절, 대리점 옆 포장마차에서 ‘농기계집 외동아들’로 불리며 매일 떡볶이를 얻어먹은 게 떡볶이와의 첫 인연이었다. 그러던 고1 때 아버지가 신장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대학교 4학년 때 어머니마저 유방암 판정을 받아 농기계 사업을 접고 말았다. 외동아들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김 총괄은 대학을 중퇴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7년간 화학 제품 유통업체를 다녔지만, 전국 각지의 공단과 거래처에서 미수금을 걷는 일은 적성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김 총괄은 “당시 ‘열정 없는 김 대리’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라며 “그나마 거래처 근처에서 떡볶이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동료들이 ‘넌 떡볶이 얘기만 하면 눈이 초롱초롱해진다’고 평가했고, 그때 떡볶이 장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가지게 됐었다”고 했다.
처음엔 떡볶이 사업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요즘은 흔한 떡볶이 창업 커뮤니티도 하나 없던 2011년, 직접 포털 사이트에 떡볶이 동호회를 만들었다. 처음엔 회원이 10명에 불과했지만 평택∙오산 등 거래처를 다닐 때마다 들렀던 떡볶이 가게 후기와 사진을 찍어 남기자, 회원 수는 1년 만에 1만명까지 치솟았다. ‘떡볶이 동호회장’이 된 그는 같은 해 떡볶이 브랜드 BBQ 올떡으로부터 “떡볶이 경연대회의 심사위원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회사를 관두고 창업을 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첫 도전은 푸드트럭이었다. 2012년 말부터 영화 ‘어벤져스’ ‘역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왔다! 장보리’ 등 촬영장에 떡볶이·우동·순대볶음 등을 파는 푸드트럭을 타고 갔다. 처음엔 중고차 시장에서 폐차 직전의 차량을 600만원에 사들인 뒤 2500만원을 들여 푸드트럭으로 개조해 시작했다. 이어 트럭을 8대까지 늘려 직원까지 고용해 매달 현장 50곳에 보냈다. 첫 1년은 침대에 제대로 누워 자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도 안 될 만큼 부지런히 전국을 돌아다녔고, 한 달에 순익만 2000만원을 기록했다. 김 총괄은 “푸드트럭 사업을 하며 매운 소스, 짜장 소스 등 여러 종류를 시도한 게 두끼에서 다양한 메뉴를 만들 수 있던 발판이었다”며 “그때 처음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봐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국내 넘어 해외 9국 진출
그렇게 2014년 ‘떡볶이로 한 끼, 볶음밥으로 두 끼’란 의미에서 ‘두끼’ 1호점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에 냈다. 물론 혼자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 떡볶이 경연대회를 계기로 만난 남승우(49) 두끼 대표가 “식자재 유통 사업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고, 김 총괄의 개인 사무실 옆에서 버거집을 하던 박도근(53) 현 고문도 합류했다. 김 총괄은 떡볶이 레시피, 남 대표는 매장 운영, 박 고문은 회계 담당을 맡으면서 업무도 확실히 분담했다.
이듬해 송파 가든파이브에 연 2호점에선 그야말로 ‘대박’이 났고, 체인점을 넓히는 시작이 됐다. 2호점에서만 일평균 매출은 500만원, 기본 웨이팅 시간은 2시간을 넘었다. 같은 해 새로 낸 점포 수만 50개가 넘었다.
두끼가 다른 떡볶이 브랜드와 다른 점은 해외시장까지 ‘K푸드’로 휩쓸었다는 것이다. 김 총괄은 “1년 만에 국내 점포가 50곳을 넘어서면서 ‘한식 인기가 높은 동남아에도 점포를 내고 싶다’는 가맹 문의가 물 밀듯이 쏟아졌다”며 “대만을 시작으로 베트남∙호주 등 9국에 170개까지 점포를 늘렸다”고 했다. 처음에는 외국인들이 찐득한 가래떡 식감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면처럼 후루룩 먹을 수 있는 얇은 떡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외국인들을 위해 짜장∙크림 등 다양한 소스까지 다양하게 비치했다. 외국인 취향에 맞는 즉석떡볶이를 선보이면서,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하는 베트남에는 현재 무려 108개 매장이 들어섰을 정도다.
두끼는 향후 ‘글로벌 K푸드 기업’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 총괄은 “올해 말에는 미국 뉴욕, 내년에는 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까지 진출할 계획”이라며 “향후 즉석떡볶이뿐 아니라 치킨 브랜드 ‘투박스’까지 미국에 새로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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