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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25년만에 최대 규모 강진…TSMC 생산라인 직원 대피령

太兄 2024. 4. 3. 16:56

대만서 25년만에 최대 규모 강진…TSMC 생산라인 직원 대피령

규모 7.2 지진…日 최서단엔 쓰나미

입력 2024.04.03. 09:13업데이트 2024.04.03. 16:35
4월 3일 대만 동부 화롄 도심의 한 빌딩이 지진의 영향으로 비스듬히 쓰러져 있다. 3일 오전 대만 동쪽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건물이 붕괴되고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AFP 연합뉴스

대만 동부에서 3일 오전 7시 58분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대만에서 규모 7이 넘는 강진이 발생한 것은 25년 만이다. 강진으로 일부 건물이 무너지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만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최소 일곱 명이 숨지고 700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건물 100여 채가 붕괴한 데다 최소 77명이 무너진 건물 아래 아직 갇혀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만은 지각과 화산 활동이 왕성한 ‘불의 고리(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해 지진이 잦다.

대만중앙기상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북위 23.77도, 동경 121.67도로 대만 동북부 해안 도시 화롄에서 남남동쪽으로 25㎞ 떨어진 해상이다. 지진의 발생 깊이는 15.5㎞로 흔들림은 대만 전역에서 발생했다. 강진 발생 뒤 규모 6.5 등 여진이 76차례 이상 뒤따르기도 했다. 대만연합보는 “중부 타이중시에서도 도로변 절벽이 무너져 버스와 승용차를 덮쳤다. 터널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가 있는 대만에서 강진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다고 알려졌다. TSMC는 지진 발생 직후 일부 생산 시설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TSMC는 하지만 이날 오후 여진이 진정되자 “대피했던 직원들이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며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선 추가 점검 후에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일 대만 화롄 지역에서 7.4도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대만 현지의 한 뉴스채널의 기상캐스터가 지진여파로 흔들리는 스튜디오에서 실시간 생방송으로 지진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SET iNews
3일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화롄 지역 건물이 무너진 가운데 주민들이 건물에서 구조되고있다./X

우치엔푸 대만 지진학센터 소장은 “3~4일 내에 규모 6.5~7의 여진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며 지진으로 인한 여파가 며칠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구 35만명인 화롄은 타이루거 협곡과 칭수이 절벽 등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이날 화롄에선 진도 6강, 진앙에서 약 150㎞ 거리인 최대 도시 타이베이에선 진도 5약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타이베이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이 감지됐지만 큰 피해는 없다고 알려졌다. ‘진도’는 일본 기상청이 지진 영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만든 총 10단계의 지진 등급으로 6강은 ‘서 있을 수 없고 기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정도, 5약은 걷는 데 지장이 생기는 정도의 흔들림을 뜻한다.

이번 지진은 1999년 대만 중부 난터우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당시 밤 시간대에 덮친 지진으로 24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1000여명이 다쳤다.

3일 대만 동부 화롄(花蓮)시 남동쪽 7㎞ 지점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일부 건물이 무너지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thecover.cn

이 지진으로 화롄 등에서 건물 다수 무너지고 잔해에 오토바이와 차량이 깔리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화롄 당국은 고등학교 체육관과 운동장 등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해 시민들을 피난시키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화롄 동쪽 해안선을 끼고 있는 수화 고속도로 최소 아홉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현재 도로가 폐쇄됐으며, 한때 3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지만 오전 9시 30분쯤 대부분 가구에서 전기가 복구됐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엔 건물이 흔들리고, 무너진 건물에서 사람들을 구출하는 모습 등이 공유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긴급대응반 구성을 지시했으며 이날 아침 중앙재난대응센터에서 회의를 소집해 관련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차이잉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은 지방정부의 요구에 부응하고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이날 지진 발생 후 주변국에서도 한때 쓰나미(지진해일) 경보를 내리는 등 경계 태세를 갖췄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서부 오키나와 본섬 및 주변의 섬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NHK 방송은 이날 아침 재해 방송을 내보내면서 “쓰나미가 오고 있다. 즉시 높은 곳으로 대피해라”고 전했다. 일본 최서단인 요나구니시마에는 최대 30㎝ 규모의 쓰나미가 관측되기도 했다. 이후 일본 기상청은 ‘경보’를 ‘주의보’로 한 단계 낮췄으며, 오후쯤 모든 재난 예보를 해제했다. 마찬가지로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던 필리핀 당국도 경보를 해제한 상태다.

지진 소식이 전해지자 이웃 국가들은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중국) 대륙은 큰 우려를 표하며 이번 재해로 인해 피해를 본 대만 동포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재해와 후속 상황을 긴밀히 예의주시하면서 재난 구호를 위한 필요한 지원을 기꺼이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지진) 피해를 본 분들께 마음으로부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바다를 접한 이웃인 대만이 곤란할 때 일본은 필요한 지원을 행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화롄 지진에 따른 국내 영향은 없었다.

 

 
3일 규모7.4의 강진이 발생한 대만 동부도시 화렌 도심의 건물이 무너진 모습./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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