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건 많아 이재명 재판 못했다더니, 그마저도 미룬 판사
돌연 사표 낸 ‘선거법 사건’ 판사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담당하다 돌연 사표를 낸 서울중앙지법 강규태 부장판사는 ‘재판 지연’ 지적에 대해 “경제 사건이 많아 이 대표 재판을 매주 진행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강 부장판사가 맡은 경제 사건 중 일부도 ‘재판 지연’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강 부장판사는 이 대표 재판을 16개월간 맡아 절반쯤 마친 상태에서 지난달 사표를 냈고 오는 19일 퇴직한다.
강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심리를 작년 10월 20일에 마쳤지만 판결 선고를 잇따라 연기했다. 애초 작년 12월 22일 선고할 예정이었는데 이달 2일로 미뤘다가 선고 직전에 오는 4월 4일 추가 심리를 하겠다고 검찰에 알렸다고 한다. 4월이 되면 배석 판사 2명도 교체돼 새로 오는 재판부가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 판결 선고가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은 지난 2020년 7월 기소됐는데 재판부가 총 76회 공판을 열었고 증인 83명을 신문했다.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이 정도면 충분히 심리가 이뤄졌고 판결을 바로 선고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재판부가 맡은 다른 경제 사건들의 재판도 늦어지고 있다. 삼성그룹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이 급식 분야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지난 2022년 11월 기소됐는데 사건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공판 준비 기일만 5차례 열렸다. 첫 재판은 기소 11개월 만인 작년 10월에야 열렸고 지난달 30일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재판부 인사 이동으로 다음 달 7일로 연기됐다.
또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이 1400억원대 분식 회계 등 혐의로 작년 9월 기소됐는데 5개월 가까이 피고인이 출석하는 정식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 1일로 첫 정식 재판 날짜가 잡혔지만 재판부가 인사 이동 등을 이유로 오는 29일로 미뤘다. 이 회장은 다음 달이면 구속 기간(6개월)이 만료된다.
이에 대해 강 부장판사는 본지에 “상상인그룹 사건은 재판부가 직권으로 정정하기 어려운 공소장 변경 사유가 발견됐고 검찰 구형에서 벌금형이 누락된 문제도 있어 그대로 선고할 수 없는 사건이고, 일부 피고인은 이미 재판을 분리해 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또 삼성웰스토리 사건 등에 대해서는 “피고인 및 검찰과의 절차 협의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재판 지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강 부장판사의 후임 재판장으로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한성진 부장판사를 배치했다. 한 부장판사는 모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법은 또한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현재 3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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