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농경의 시작이 모든 변화 몰고왔다

太兄 2023. 3. 31. 20:44

농경의 시작이 모든 변화 몰고왔다

-고대사

2016-08-09 21:34:30


농경의 시작이 모든 변화 몰고왔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9) 도시 법 지배계층의 등장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반려동물 가운데 과거에는 황실에서만 기를 수 있었던 종이 있다. 바로 페니키즈다.사자를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페니키즈는 고대 중국 황실에서 기르던 반려동물이었는데, 황족에 못지않은 대우를 받았다. 19세기 중반 영국과 청나라 사이에서 벌어졌던 아편전쟁을 계기로 유럽으로 이동했으며, 빅토리아 여왕에게 진상되어 영국 왕실에서도 페니키즈를 기르기도 했다.

 

페니키즈의 조상은 회색늑대

 

많은 사람들이 개가 인간을 잘 따르고 충직한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개는 언제부터 인간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을까? 과학적 증거들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3만 5천 년 전에 북아메리카에서 주로 살았던 회색늑대로부터 분화되어 진화한 것이 바로 개이다.

 

개의 진화. ⓒ 김서형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페니키즈의 조상은 바로 회색늑대인 셈이다. 주변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생존을 위해 인간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했던 회색늑대는 개로 진화했고, 인간이 길들인 최초의 동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수백 만 년 전에 등장했던 원시 인류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얻었다. 동물을 사냥하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았다. 그리고 나무 열매를 따먹었다. 이와 같은 생활 방식을 수렵 채집이라고 부른다. 수백 만 년 동안 인간은 수렵 채집 생활을 해왔다. 그러다가 약 1만 년 전에 인간의 생활 방식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더 많은 식량을 얻기 위해 특정 동물이나 식물을 길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은 생활 방식을 농경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주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농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좀 더 폭넓게 살펴본다면, 농경은 인간이 더 많은 식량을 얻기 위해 동물이나 식물을 길들이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났던 기술의 변화까지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개가 인간에게 길들여지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 것은 농경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개뿐만 아니라 양이나 돼지, 닭 등과 같은 동물들이 길들여지기 시작했고, 밀이나 쌀, 옥수수 등과 같은 작물들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간은 수렵 채집 생활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었다.

 

최초의 도시 차탈회위크. ⓒ 김서형

지구 온난화와 인구증가가 농경사회의 조건

그렇다면, 왜 약 1만 년 전에 이와 같은 새로운 생활 방식이 나타났을까? 농경이 시작된 조건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에 지구가 갑자기 따뜻해졌다는 사실이다. 45억 년 전에 지구가 탄생한 이후 지구의 온도는 끊임없이 변화했다. 약 1만 년 전에 지구가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환경도 변화했다. 추운 기후에 적응했던 대형 동물들은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어졌다. 대신 몸집이 작은 동물의 수가 많아지고,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새로운 식물들도 나타났다. 결국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식량의 종류가 더 많아졌다.

 

둘째, 인구의 증가이다. 수렵 채집 시대에는 식량이 풍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구가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식량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인구가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증가한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해졌다. 결국 주변 환경으로부터 더 많은 식량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농경이라는 새로운 생활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농경이 시작되면서 인간 사회에는 매우 큰 변화들이 나타났다. 인구의 증가로 공동체의 규모는 더욱 커졌고, 그 결과, 약 7천 년 전에 최초의 도시가 탄생했다. 농경을 통해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식량을 얻게 되었고, 잉여 생산물이 발생했다. 잉여 생산물의 양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회계나 문자가 나타났다. 공동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법도 만들어졌다. 그리고 성직자나 관리, 군인 등과 같이 농경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곧 새로운 지배 계층이 되었다.

 

지배 계층이 나타나면서 도시는 더욱 복잡해졌다. 훨씬 복잡한 통치 조직이나 제도가 만들어졌고, 국가가 출현하게 되었다. 그리고 수렵 채집 사회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왕이 등장했다.

 

지배 계층은 자신들의 부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의 건축물을 짓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집트의 왕인 파라오의 무덤인 피라미드나 메소포타미아의 신전이었던 지구라트를 들 수 있다. 대규모의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동력과 돈이 필요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대부분이 사람들은 지배 계층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했고, 결국 사회적 불평등은 점점 더 심해졌다.

 

수백 만 년 동안 생존을 위해 환경에 적응하면서 축적된 지식과 정보가 지구 온난화나 인구의 증가라는 조건과 만나면서 이제 인류 사회에서는 농경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농경이 시작된 이후 잉여 생산물이나 인구 증가 때문에 문자나 회계, 법과 제도 등이 탄생했고, 결국 도시와 국가라는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 결과, 인류 사회는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더욱 복잡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