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백혜련·황운하 등 돈봉투 수수 정황 현역의원 19명 법정서 공개

太兄 2023. 8. 6. 12:18

백혜련·황운하 등 돈봉투 수수 정황 현역의원 19명 법정서 공개

입력 2023.08.05. 16:00업데이트 2023.08.05. 18:46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전날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영장실질심사 때, 돈 봉투를 수수한 정황이 포착된 민주당 현역 의원 19명의 명단을 법정에서 공개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백혜련·황운하 의원 등 검사, 경찰 출신이나 박성준·허종식 의원 등 언론인 출신 의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법조계와 정치권에 대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 당선을 목적으로 윤관석(구속) 의원에게서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각각 건네받은 것으로 지목된 민주당 의원이 최소 19명이라고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각각 열렸는데, 검찰은 두 의원의 범죄 혐의 사실과 구속 수사 필요성 등을 소명하는 과정에서 돈 봉투를 받아간 정황이 있는 의원들에 대한 그간의 수사 결과도 재판부에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19명의 실명이 특정돼 공개됐고, 회의 참석이나 의원실 방문 등 돈 봉투 수수 당시 정황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고 한다. 그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3일 “윤관석·이성만 의원 영장실질심사 때 수수 의원 특정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돈 봉투 살포’ 행위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윤 의원이 2021년 4월 28일 오전 국회 외교통상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송영길 후보 지지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한 의원 10명에게 300만원짜리 봉투 1개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날 모임에 참석한 사람은 김영호(서울 서대문을), 민병덕(경기 안양동안갑), 박성준(서울 중구성동을), 박영순(대전 대덕), 백혜련(경기 수원을), 이성만(인천 부평갑), 임종성(경기 광주을), 전용기(비례),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갑), 황운하(대전 중구) 의원이라고 검찰은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튿날인 2021년 4월 29일 윤 의원이 돈 봉투를 전달하기 위해 의원실 등에서 만난 것으로 지목된 의원이 9명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호남권 의원들이고 수도권 2명, 충청권 1명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검찰은 그동안 돈 봉투를 받은 의원들의 동선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회사무처를 압수 수색해 2021년 4월 의원들의 출입 내역 자료 등을 확보하고, 송영길 전 대표의 일정을 관리했던 전직 비서관 이모씨 등을 압수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21년 4월 28일 열린 ‘국회의원 모임’ 일정을 조율하고 참석자를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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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윤 의원을 구속한 이후 보강 수사를 거쳐 돈 봉투 수수 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민병덕 의원은 “나중에 연락해 달라”, 박영순 의원은 “터무니없는 얘기. 말도 안된다”고 답했다. 또 임종성 의원은 “그런 적 없다”, 전용기 의원은 “말도 안 된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곳에서 (봉투가) 오가는 것조차 말이 안 된다”며 “그런 적 없다”고 했다.

박성준 의원은 “(송영길 후보 캠프에서) 그런 모임이나 회의는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돈 봉투를 주고 그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허종식 의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날 모임에는 아마 갔을 것 같은데 돈 봉투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나머지 의원들에게도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 무소속 윤관석 의원(왼쪽)과 이성만 의원. /뉴스1

한편, 윤관석 의원은 이 사건으로 4일 밤 구속됐다. 윤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했다. 이 사건으로 현역 의원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소속이던 윤 의원은 이 사건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탈당해 무소속 상태다.

윤 의원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성만 의원은 이날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구속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21년 3월 당시 송영길 당대표 선거 캠프 관계자들에게 1100만원의 현금을 제공하고, 그해 4월 말 윤 의원에게 돈 봉투를 수수한 의원들 중 한 명이라는 혐의가 있다.

보도가 나온 뒤, 백혜련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 후보로서 당선을 위해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해야 하는 입장에서 특정 캠프로부터 돈 봉투 수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의원도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엄중한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대응 조치를 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황운하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송영길 지지 모임에 참석했는지 여부도 명백히 밝혀져야 할 일이지만 이와 별개로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을 곧바로 돈 봉투 수수 의혹 의원으로 특정해서 보도하는 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