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마비·정치인 체포… 尹의 핵심 내란 혐의, 탄핵심판서 흔들려
100쪽 분량 尹 공소장… 쟁점 뭔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계엄 최종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이번 계엄 사태가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한 폭동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요건을 갖추지 않은 계엄을 선포했고,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동원된 군과 경찰이 국회의 기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와 상반되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선 “탄핵 심판에서 나온 공방이 윤 대통령 기소 이후 형사 법정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회 계엄 해제 막으려 군경 동원해 폭동
검찰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을 의결하려던 국회의원들을 저지하려고 직접 군경에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의 기능 행사 등을 막기 위해 군인 1605명과 경찰 3144명 등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켰다는 게 지금까지 검찰 수사 내용이다. 검찰은 또 윤 대통령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계엄 당일 오후 11시 30분쯤부터 수차례 전화로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라고 지시하고,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도 국회 의결을 막기 위해 “아직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라고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전달했다는 ‘비상 입법 기구’ 쪽지도 국헌 문란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본다. 국회를 무력화시킨 후 별도의 비상 입법 기구를 만들어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파괴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김 전 장관이 ‘국회 활동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비상계엄 포고령 1호를 작성해 윤 대통령에게 계엄 하루이틀 전에 보고했고, 윤 대통령이 ‘야간 통행 금지’ 부분을 삭제하는 등 보완을 지시한 뒤 승인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국군방첩사령부 등을 동원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유력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는 혐의도 수사 중이다.
◇尹 대통령과 김용현 前 국방, 헌재서 적극 변론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을 시작으로 헌재 변론 기일에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비상계엄에 국헌 문란의 목적이 없었고, 군경을 투입한 것도 질서 유지 차원이어서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도 검찰의 수사 내용을 부인하는 취지의 증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김 전 장관은 국회 군경 투입에 대해 “특전사 투입과 경찰 외곽 배치 등 계획은 내가 세웠고, 대통령에게는 보고가 안 됐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이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 군 병력을 최대 5만~6만명은 동원해야 한다고 건의했는데, 윤 대통령이 국회 경고용이라며 250명 정도만 동원하라고 한 게 맞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군경 투입에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전 장관은 또 국회의원이 아니라 당시 투입된 특전사 ‘요원’을 빼내라고 지시했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입법기구’ 쪽지에 대해서도 “(최 대행에게) 준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계엄 주무 장관으로서 내가 지침을 작성했다. 실무자를 통해 전달했다”며 “대통령의 관여 사항이 아니라 보고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포고령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은 “김 전 장관이 과거 군사 정권 시절 포고령 예문을 그대로 필사한 것을 대통령이 몇 자 수정했다”며 “정상적인 국회 활동을 금지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이 넣은 ‘정치 활동 금지’ 조항을 윤 대통령이 간과했다는 것이다. 김 전 장관은 “포고령은 관사에서 직접 개인 노트북으로 작성했고, 과거 계엄 관련 자료를 참고했다”며 “전공의 처단 조항도 내가 넣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을 체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의 진술을 제외하면, 검찰 등이 확보한 물적 증거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전화로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다만, 구체적 체포 명단은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헌재에서 “윤 대통령에게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포고령 위반 우려가 있는 대상자들의 동정을 살피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도 “정치인 체포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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