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 "지휘부, 기동대를 몸빵 취급… 난동 조짐에도 대비 안해"
현직 경찰들, 서부지법 사태에 현장 지휘부 비판
"삼단봉·캡사이신 준비도 안 해"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에 분노한 난동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사태와 관련, 현직 경찰들 사이에서 “현장 지휘부의 안일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현직 경찰관 신분을 인증해야만 가입이 가능한 한 커뮤니티에는 19일 새벽 당시 서부지법 상황을 묘사한 다수의 글이 올라와 있다.
한 익명의 경찰기동대원은 “경찰 생활을 하며 이런 처참한 현장은 처음이었다”며 “누워도 눈물이 나서 잠을 자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왜 현장 지휘부는 직원을 ‘몸빵’으로만 생각하느냐”며 “동료가 조롱 당하듯 폭행을 당했고, 이를 방관한 지휘부가 분명 책임져야한다”고 했다.
경찰기동대는 다수의 인파에 의한 시위나 경호, 경비 등 치안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 산하의 부대다. 경찰기동대는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경찰청에는 총 8개의 기동단이 편제, 60개의 기동대가 있다.
실제 19일 오전 서부지법 앞 경찰관들 사이에서 “한 기동대는 10명 이상 다쳤다더라” “나이를 먹고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었다. 현장에 있던 몇몇 경찰은 난동자에게 돌과 벽돌, 법원 외벽의 깨진 타일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
당시 법원 앞에 있었다는 다른 경찰관은 “18일 저녁 시위대가 공수처 차량을 막고 법원 앞 도로(마포대로)를 점거하던 시점부터 오늘 근무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눈이 돌아간 시위대가 저녁부터 내내 법원 후문에 쇠 파이프와 막대기를 들고 펜스를 치는데 캡사이진이나 삼단봉같은 준비도 안 했고, 대비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또 대부분 부대가 철야 근무에 동원돼 휴식 시간이 없어 피로도도 상당히 누적돼있었다”며 “기민하게 대처를 못 해 피해를 더 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은 서울구치소와 헌법재판소가 타깃일 것”이라며 “미리미리 무기를 대비해 기선 제압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난동자들의 본격적인 법원 진입이 시작된 지 1시간 쯤이 지난 19일 오전 4시부터 기동대 1400여 명을 투입, 본격 진압에 나섰다. 이후 오전 6시 7분쯤에는 법원 안팎의 시위대를 대부분 진압했다. 그러나 중상 7명을 포함해 경찰 51명이 부상을 입은 뒤였다. 이들은 손가락과 머리, 이마와 무릎에 열상(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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