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將이 뭐 저래" 김병주 보며 생각난 '군인 조성태'
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이
한·미·일 훈련 친일로 몰고
방산 수출 국회동의법 발의
개딸 같은 李코드 맞추기
김대중·노무현 정부
국방장관·여당의원 조성태
1차 연평해전 승리 이끌고
의원직 걸고 국보법·NLL 사수
요즘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을 보면서 “대장 출신이 뭐 저래…”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 군 출신을 영입하는 것은 안보에 대한 안정감을 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영입한 인사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그를 영입한 민주당은 ‘한미 동맹의 상징’이라고 그를 추켜세웠다. 운동권 대신 전문가 중심으로 영입했다 자랑도 했다. 그 역시 “더 튼튼한 안보, 더 강한 군대를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대장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김병주를 두고 군에서는 “내가 알던 그 사람 맞나”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일 연합 훈련을 재개하자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진주할 수 있다”며 친일 몰이 소재로 활용했다. 그러나 한·미·일 훈련은 김 의원이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근무하던 때 최소 6차례 시행됐다. 한·미·일의 안보 협력은 가능해도 군사 동맹이 될 수 없는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의원은 여당 대변인의 ‘한·미·일 동맹’ 표현을 트집 잡더니 국회에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이런 식의 이재명 대표 코드 맞추기로 지난 8월 개딸들의 지지를 받아 민주당 최고위원이 됐다. 군 출신으론 이례적이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대표는 동향 출신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한다. 무투표로 원내대표가 된 박찬대 의원은 부친이 안동 출신이다. 김 의원도 예천 출신으로 이재명 체제에서 성골(聖骨)이다. 야당 강세인 경기 남양주 공천을 받아 재선했고,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국방장관 1순위로 꼽힌다. 정부의 우크라이나 파견단을 파병으로 규정해 국회 동의를 주장하고, 방산 수출 때 국회 동의를 받는 법안을 발의했다. 북한 파병으로 안보의 핵심변수가 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남의 나라 전쟁”이라고 한 이 대표 박자에 맞춘 것이다. 이제 보니 ‘육군대장 김병주’는 이런 처세술로 쌓아 올린 모래성이었다.
김병주를 보며 20년 전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군 출신 비례로 들어온 조성태 의원이 떠올랐다. 육군 대장을 거쳐 김대중 정부 때 국방부장관을 지낸 조 의원은 노무현 정부가 전시작전권 이양을 추진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의원 모임을 만들었다. 여야 142명이 참여했다. 그때만 해도 안보에선 여야가 의기 투합을 자주 했다. 노사모가 그에게 탈당을 요구했다. 의원직을 그만두려 했지만 당 지도부가 말렸다. 당시 조 의원은 “아무래도 정치는 안 맞는 것 같다”며 괴로워했고, 보좌진들도 “언제든 국회를 떠나려 짐을 싸두고 있다”고 했었다.
민주당 정부에서 장관과 의원을 했지만 군인이라는 근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장관 취임 직후 발발한 제1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 직후 백령도와 연평도에 신형무기 K-9 자주포를 배치하도록 지시한 것도 조 의원이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도발 때 군은 이 자주포로 즉각 반격에 나설 수 있었다.
국방장관 때 주적(主敵) 개념을 만들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김대중 정부가 주적 개념을 삭제하려 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안 된다”며 버텼다. 북한이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다시 주적을 트집 잡은 얼마 뒤 조 장관은 경질됐고, 군에서는 “주적 고수가 경질의 이유”라는 말이 나왔다.
조 의원은 2007년 노무현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다루려 하자 “NLL은 영토 문제다. 회담 의제에 올리면 북한에 이용당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권력 앞에서도 원칙을 굽히지 않았던 집권당 의원, 이것이 그의 마지막 공직 생활이었다. 구차하게 권력 주변을 서성이지 않고 후학을 양성했다. 조성태 의원은 2021년 8월 14일 별세했다. 그의 아들은 육군 장성으로 복무 중이다. 김병주를 보며 “대장, 정말 아무나 하는구나” 고개를 저었다가 조성태 장관을 회고하며 “대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안심했다. 필자가 병장이었을 때 부대 최고 지휘관이었던 ‘대장 조성태’께, 그때는 할 기회도 없었던 ‘충성’ 경례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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