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 한국서만 30% 수수료 갑질, 정치권은 방치
국내 스마트폰 앱 마켓의 85%를 장악한 구글과 애플이 결제액의 최대 30%를 떼가는 ‘수수료 갑질’을 계속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제로 국내 게임사들이 두 회사에 지급한 금액이 지난 4년간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독점력을 무기로 수수료 30%를 받는 것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럽에서 수수료율은 17% 수준으로 낮아졌고 미국에서는 앱 개발사와 소비자들에게 약 1조1000억원을 배상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통과시켰지만 두 거대 플랫폼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 수수료 갑질을 계속했다. 개인 정보 보호 등의 명목으로 최대 26%의 수수료를 챙긴다. 앱 개발사 입장에선 결제 시스템 구축 비용까지 고려하면 30% 수수료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도 밉보여서 퇴출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처지다.
100원 팔아 30원을 수수료로 떼이면 게임·웹툰·음악 등 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기업들은 수익을 낼 수도 없다. 매출의 30% 이상 수익으로 내는 것이 쉽지 않으니 사실상 수익 대부분을 구글과 애플에 바치는 셈이다. 이런 구조의 피해자는 결국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가격이 전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2년 전 구글과 애플이 게임 이외 다른 콘텐츠 앱에도 최대 30%의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부과하자 당시 멜론 등의 음악 앱들은 값을 10~15%가량 올렸다.
이렇게 높은 수수료 등을 부과하며 한국에서 엄청난 돈을 벌면서도 세금도 제대로 안 낸다. 지난해 구글코리아가 법인세로 낸 돈이 155억원인데 매출 추정치를 고려하면 5000억~6000억원은 냈어야 한다는 추산도 있다.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보다 더 돈을 벌면서 세금 납부 규모는 네이버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애플코리아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작년에 법인세 2006억원을 냈다. 역시 국내 플랫폼 기업에 비하면 훨씬 적은 금액이다. 반면 최근 유럽사법재판소는 최근 애플에 대한 130억유로의 과징금 부과를 확정했다. 이자 및 소송 비용까지 포함하면 애플은 약 21조원을 물어야 한다. 구글은 반독점 위반으로 24억유로(약 3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 구글·애플의 높은 수수료를 낮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도 시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 정쟁에 묶여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과 애플에 특정 결제 방식을 강요한 것 등에 대해 최대 6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과징금을 최종 확정하기 위한 전체 회의를 거의 1년째 열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가 파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심한 정치에 기업과 소비자만 골병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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