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일반상식

울지마라, 그래도 너희는 우리의 희망이다

太兄 2024. 8. 3. 18:18

- 울지마라, 그래도 너희는 우리의 희망이다 -

 

파리올림픽을 보면서 울컥이는 가슴 달래기를 여러번. 기어코 아내가 한마디 한다.

"차암 주책이유. 그 나이에 눈물이 나오시오?"

펜싱을 보고 양궁을 보고 사격을 보면서, 시상대 위에 둥실 떠오른 태극기를 보면서, 나는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필자도 운동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이다. 달리고 뛰고 부딪히고 깨져야 만이 그 길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탁구 신유빈의 현란한 움직임을 보면서, 얼마나 노력했으면 동작이 저토록 아름답기까지 할까 싶었다. 운동이 극한에 다다르면 몸짓 하나하나가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움직임이 없는 사격이나 양궁에도 선수들의 자세는 아름다웠다. 그것은 무수한 훈련과 노력과 시간이 깎아놓은 아름다운 조각상이었다.

 

눈물은 또 흐르고 있었다. 여자체조단체전에서처럼 패하고 나서 주저앉아 우는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따라 울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수영의 황금세대는 계영 800m에 진심을 다했다. 그러나 도전의 결과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그들은 모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밥을 못먹겠다는 말에 가슴이 먹먹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마음은 자꾸만 선수들 곁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울지마라 울지마라. 그래도 너희는 우리의 희망이다.“

 

곱고 아름답고 잘생긴 우리 아이들아, 울지 마라. 그래도 너희는 우리의 희망이다. 쓰러져있어도 패했어도 너희는 내일의 대한민국이다. 다시 일어나서 달려가 보자. 아름다운 대한의 아들딸들아.

 

마음은 달려가서 손을 잡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일으켜주고 싶었다. 손에 숟가락을 쥐어주고 밥을 먹게 하여 주고 싶었다. 우리의 어린 것들이 잠 잘자게 머리맡에 앉아 부채질을 해주고 싶었다.

 

아내는 이젠 말이 없다. 같이 울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는 울지 마라. 너희 하나하나가 울고 웃을 때 우리도 함께 울고 웃는 것은, 너희와 내가 하나의 가슴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젊은 너희들은 울지 마라.

 

너와 나,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이다. 그러니 울어서는 안된다. 희망은 울지 않는 법이다. 그러니 울지 말고 일어서다오. 그리고 웃어다오.

 

파리올림픽을 보면서 여름이 다 가도록 울고 있을 나는 대한민국 사람일 것이다. 일어서기를 부탁하면서 울어야 하는 나는 이 땅의 젊음을 사랑하는 노년(老年)이다. 다만 누구보다 뜨거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대한의 국민이다.

 

"일어나라. 지금 달리고 있는 대한의 젊음들아 !“

 

2024. 8. 3. 전라도에서 시인 정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