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땅 다 쓰고 죽어라

♡ 몽땅 다 쓰고 죽어라 

어느 해 겨울 간암 말기의 59세 환자가 호스피스 요양원으로 커다란 가방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원장님 앞에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습니다.
"아무리 길어야 6개월밖에 못 산답니다.
여기 머물며 이 가방에 있는 돈만이라도 다 쓰고 죽을 수 있을까요?"

어려서부터 신문팔이, 껌팔이, 구두닦이...
안 해본 것이 없던 그 남자는 시장에서 옷 장사로 돈을 벌어 자식들 키우고 시집장가보내고 났는데, 그만 덜컥 간암에 걸렸답니다.
하지만 자식들은 오직 아버지의 재산에만 눈독을 들이더랍니다.
그리고 재산분배 문제로 싸움까지 벌이는 모습을 보고
"내가 돈만 버느라 자식들을 잘못 키웠구나!" 하고 크게 반성을 했답니다.

또한 가난 때문에 모으는 것이 습관이 되어 시장에서 싼 막술에 국밥을 먹으며 돈만 모았던 지난날이 너무 후회스러웠답니다.
그래서 변호사를 통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서약한 뒤에, 현금 5,000만원이 든 가방만 들고 생의 마지막 6개월을 보낼 곳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진달래꽃이 아름답게 핀 이듬해 봄날에 함께 방을 쓰던 40대의 위암 말기 환자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진달래꽃이 분홍색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진달래가 저렇게 예쁜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창밖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지요.
강남에 큰 빌딩을 가지고 있던 그 40대 남자 역시 그동안 오직 일밖에 몰랐답니다.
일하느라 밤도 새벽도 아침도 없었습니다.
눈도, 비도, 구름도, 태양도 보이지 않았답니다.

재산이 불어나면서 돈 빌리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일과 관계된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답니다.
그가 호스피스 요양원에 온지 3개월 만에 40대의 그 남자가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2개월 후에 그 또한 세상을 떠났습니다.
결국 들고 온 5,000만원도 다 쓰지 못한 채..
일 때문에 호스피스 요양원에 오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죽음을 앞둔 많은 분들을 보았습니다.

결혼 날짜까지 잡았다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온 20대 아가씨, 딸아이를 남겨 두고 가는 것이 안타까워 밤마다
흐느끼는 30대 아주머니...
그런데 무정하게도 봄은 어김없이 왔고, 꽃은 그토록 아름답게 피어 났습니다.
가끔 죽음을 숙연히 받아들여, 헌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과정으로 믿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회와 안타까움과 남은 것들에 대한 미련을 지닌 분들이 더 많습니다. 많이 갖고 누려본 분일수록 더욱 그랬습니다. 버리는 연습보다 모으는 연습만 하여, 두고 가기가 아쉬워 그랬을 것입니다.
'다 쓰고 죽어라' 라는 책의 저자 '스태판 폴란'은 말합니다.

'최고의 자산 운영이란 자기 재산에 대한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서 트로피처럼 모셔두지 않고 행복을 위하는 일에 쓸 줄 아는 것이라고...
스테판 폴란은 멋진 삶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4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Quit Today]
오늘 당장 그만둬라!
똑같은 일을 죽을 때까지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2~3년마다 돈이 몰리는 곳을 찾아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기업은 당신에게 평생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직장에서 '용병' 일뿐입니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있으면 서슴없이 옮겨야 하겠습니다.

둘째, [Pay Cash]

현금으로 지불해라!
카드를 사용하면 자기에게 과도한 물건도 덥석 사게 됩니다.
땀 흘려 번 빳빳한 지폐로 물건을 사야 하겠습니다.
저도 모르게 낭비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셋째, [Don't Retire]

은퇴하지 말라!
은퇴만 하면 '영원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하겠습니다.
20년간 신통찮은 연금으로 연명하며 빈둥거리는 것 뿐이니까요...
그러다 보면 건강도 나빠지고 정신도 녹이 습니다. 65세를 넘긴 뒤에도 새로운 일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넷째, [Die Broke]

다 쓰고 죽어라!
만약 당신이 첫째부터 셋째의 충고에 따라 살아왔다면, 이미 충분한 재산을 모았을 것입니다.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 말고 여생을 최대한 즐겨야 하겠습니다.
유산이 없으면 자식들이 돈 가지고 다툴 일도, 가산을 탕진할 일도 없습니다.
다 쓰고 죽으라는 말은 결국 후회 없이 살라는 말입니다.
이 세상을 위해 몸을 다 쓰고 간다는 것은 모두 써야 할 것이 비단 재산만은 아닙니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그렇습니다.
예쁘게, 아름답게, 고귀하게, 모셔두고 자랑하려고 가꾸고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달리기, 헬쓰, 요가,
모든 운동도 그렇습니다.
미래를 위해서 건강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쓰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서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지금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영혼을 성장시키며, 삶에 경험이 되는 것으로
바꾸고 쓰기 위해서 모아야 합니다.
모으지 않고 다 쓴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다 쓰면서 그만큼의 경험을 사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분명한 진리가 있습니다.

결국 그 경험이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쓰고 그만큼 버리면 얻는다는 것이지요.
모 대학 교수가 서울시에 거주하는 대학생을 상대로
"아버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40% 정도가
'돈을 원한다'라고 응답을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서울 모 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부모가 언제쯤 죽으면 가장 적절할 것 같은가?"
하는 설문조사에서는 '63세' 라고 응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는 은퇴한 후 퇴직금을 남겨 놓고 사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이라니 가슴이 답답할 따름입니다.

어쩌다 이 시대 젊은이들이 스스로 잘 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피땀 흘려 이루어 놓은 부모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는 분위기가 되었는지 한숨만이 나옵니다.
사실이라면 공부 잘 하는 것과 효도는 전혀 상관없는 건가요...?
그래서 자식한테 재산 물려주기 위해 바둥바둥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일군 재산 자기가 다 쓰고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버지 앞으로 생명보험 많이 들어두면 '아버지 언제 죽나' 하고 기다리게 된다고 합니다.

장례식 치를 돈도 남기지 않으면 민폐가 되니, 장례식 비용 정도만 남기면 되겠지요.
그래서 '다 쓰고 죽어라' 하는 책이 나왔을 때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 책을 읽어보니 자기가 죽으면 가족들이 어떻게 살까 걱정하지 말고 마음 푹 놓고 죽으라고 하더군요.
물론 가진 돈 다 쓰고 말입니다.
자식들은 공부만 시켜주면 되지 재산까지 남겨주는 것은 자식을 버리는 지름길 이라고 합니다.

내가 죽으면 남은 애들이나 마누라가 어떻게 살까 걱정 안 해도 100%가 죽고 3년만 지나면 아버지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잘 산다고 합니다.
어렵겠지만 가족에 대한 걱정, 미래에 대한 두려움, 외로움 같은 걸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 와서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하여, 자신만의 행복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권선복 도서출판 행복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