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부메랑?
파란 세싹이 세상 밖으로 밀치고 나올 때 나는 그냥 봄인줄만 알았지 나라가 아파하는지 몰랐습니다.
36도의 폭염과 태풍이 몰아 칠 때 나는 매년 찾아 오는 여름인줄만 알았지 정치가 이토록 망가진 것을 몰랐습니다.
빠알간 만산홍엽이 온 산하를 뒤덮을 때 나는 자연과 어울어져 가을인줄만 알았지 빨간인간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몰랐습니다.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백설이 펑펑 쏟아질 때 한해를 마무리 할 겨울인줄만 알았지 대한민국이 이렇게나 난장판이 된 줄 몰랐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뛰쳐 나갈 때 나는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해 애써 모른척 했습니다.
토요일마다 국민들이 광장에 모여 소리 칠 때 나는 내 자식 며느리 손주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그냥 외면했습니다.
21대 4.15총선, 22대 4.10총선 후 부정선거를 규탄할 때 나는 고관대작을 지낸사람이라 부정선거 없다며 참석을 회피했습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 세력이 주사파 종북세력에 맞서 싸울 때 나는 함께하기 싫어 허구한 날 전광훈 목사와 광화문을 비판했었습니다.
그런데.....그런데!
내가 외면하고, 회피하고, 모른척 하고, 비난했던 결과가 이렇게 참담할 줄 몰랐습니다.
이랬던 나 였는데.....
문득 독일의 루터교 목사이자 반나치 운동가 였던 마르틴 뇌뮐러의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글이 내 뒤통수를 쳤습니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이 글을 수십번 곱씹으며 밤새 기도로 회개하고, 기독교인으로서 더 이상 침묵의 인생을 살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주여!
이 죄인을 용서 하옵소서.
2024. 7. 15 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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