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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원자로 332억 깎고 국회 예산 364억 늘린다니

太兄 2023. 11. 20. 22:19

소형 원자로 332억 깎고 국회 예산 364억 늘린다니

조선일보
입력 2023.11.20. 03:26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2023.7.10/뉴스1

국회가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SMR) 연구·개발 예산 332억원은 전액 삭감을 추진하는 반면, 내년도 국회 예산은 의원 보좌진 급여 인상 등을 위해 364억원 증액하기로 했다고 한다. 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과 관련된 SMR 예산은 전부 날려 버리고, 자신들의 의정 활동을 명분으로 내건 예산은 그보다 큰 금액을 늘린다는 얘기다.

SMR은 발전량이 500메가와트(㎿)급 이하인 소형 원전으로,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경제성이 뛰어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SMR 예산 삭감을 주도하는 민주당은 “신규 원전 연구·개발 예산을 늘리는 건 세계 에너지 정책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해 SMR 연구·개발에 16억50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프랑스도 1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했고, 영국은 2050년까지 SMR 16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미국의 SMR 시범 프로젝트가 원가 상승 등 문제로 일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국가 차원의 차세대 에너지원 연구·개발 자체를 중단한 나라는 없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지난 대선 때 SMR 개발을 공약했고, 송영길 전 대표도 SMR 개발을 적극 주장했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예산을 전부 깎겠다고 한다. 정부가 탈원전 5년 허송세월을 바로잡으려 하자 여기에 발목을 잡으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계적 에너지난 와중에도 우리나라에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것은 원전 덕이 크다. 지금 SMR을 개발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원안 통과를 주장하지만 민주당이 밀어붙이면 뾰족한 수가 없다.

 

여야는 예산안을 놓고 각 상임위에서 원수처럼 싸우고 있지만 자기들이 쓸 돈을 늘리는 데는 한 몸처럼 행동했다. 국회 운영위는 내년도 국회 예산을 올해보다 364억원 늘어난 7881억원에 합의했다. ‘정책 전문성 강화’라는 명목으로 6급 이하 국회의원 보좌진 인건비를 43억4300만원 올리겠다고 한다. 과거에도 보좌진 급여를 여러 차례 올렸지만 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개선됐다는 평가는 들어보지 못했다. 여기에 의원실 인턴 명절 상여금 및 급식비, 국회 경내 통신망 교체, 국회 식당 및 고성연수원 시설 개선 비용 등이 포함됐다. 1인당 60만원가량이 드는 국회의원 의자 교체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