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진이 보현사를 떠날 때 진이는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다시 한 번 관음전에서 빌었다. 팔도를 두루 다닐 발길이 보현사를 다시 찾을 길이 없을 것 같았다. 두류산(頭流山:지리산의 별칭)으로 가려는 발길이다. 두류산은 산 이름부터 진이와 예사롭지 않은 산이다. 신선들이 금강산으로 가려다 두류산이 너무 아름다워 그만 주저앉은 이들이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고 아름답고 수려한 산에 명월리(明月里)가 있다. 진이는 어젯밤 꿈에 중국 진(晉)나라 죽림칠현들을 만났다. 고려의 강좌칠현들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원조(元祖)격인 죽림칠현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들의 사창회(詞唱會)에 초청되어 고려의 청풍(淸風)을 뽐냈던 것이다. 죽림칠현들은 말로만 듣던 명월의 등장에 신선이 나타난 듯 황홀해 하며 깍듯한 칙사 대접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