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여기 있음 죽어, 어서 가" 풀어줬는데… 산불에 화상 입고도 돌아온 '대추'

太兄 2025. 3. 31. 19:37

"여기 있음 죽어, 어서 가" 풀어줬는데… 산불에 화상 입고도 돌아온 '대추'

입력 2025.03.31. 15:37업데이트 2025.03.31. 16:41
자신이 살던 집으로 돌아온 반려견 대추. /인스타그램

영남권 산불 확산 당시 불길을 피하라고 줄을 풀어준 반려견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견주는 산불로 집이 폐허가 돼 더이상 반려견을 키우기 힘들어지자 동물구조단체에 보냈다.

31일 동물구조단체 ‘도로시지켜줄개’에 따르면,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으로까지 번지자 반려견 ‘대추’를 키우던 할아버지 A씨는 대추를 묶어둔 줄부터 풀었다. 산불을 피해 살아남으라는 의도였다.

그렇게 대추는 집을 떠났고, 불길은 무서운 기세로 접근하더니 A씨 집을 집어삼켰다. 집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고, 가구 등은 모두 새카맣게 그을려 복구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할아버지는 망연자실했다.

이 와중에 멀리 떠난 줄만 알았던 대추가 돌아왔다. 꼬리와 엉덩이 쪽에 벌겋게 화상까지 입은 상태였지만, 꼬리를 흔들며 A씨를 찾았다.

A씨는 대추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었다. 집과 살림도구가 모두 불타고 아무것도 남지 않아 대추를 돌볼 여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에 A씨는 대추를 향해 “안 돼, 대추야. 여기 있으면 죽어, 가거라”라고 달랬지만, 대추는 떠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대추를 동물구조단체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산불로 폐허가 된 대추 보호자의 집 . /인스타그램

대추를 인계받은 단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단체는 “모두 불타버린 집, 그 안에 사랑은 남아 있었다”며 “집을 다시 찾아온 대추도 눈물 훔치며 보내주신 할아버지도 잘 지켜내겠다”고 했다.

경북도는 경북수의사회와 대구수의사회 합동으로 산불 피해 지역 반려동물 구조와 무료 진료를 실시하기로 했다. 수의사들은 의성과 안동·청송·영양·영덕 등 산불 피해 지역 일원에서 산불로 고립된 동물을 구조하고, 화상과 상처를 입은 동물을 대상으로 무상 진료를 시행할 계획이다. 상처를 입은 반려동물 관리 지도와 상담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에 무료 이동 동물 병원 5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불 피해를 당한 반려동물과 보호자들이 조속히 일상을 회복하기를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산불 피해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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