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월급은 대기업이, 집값은 서울만 더 오른다니

太兄 2025. 3. 17. 19:35

월급은 대기업이, 집값은 서울만 더 오른다니

조선일보
입력 2025.03.17. 00:15업데이트 2025.03.17. 00:37

한국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상용 근로자의 연간 임금 평균은 1년 전보다 2.9% 오른 4917만원이었다. 하지만 임금 상승 혜택이 고루 돌아간 건 아니었다. 300인 이상 대기업 연봉은 2020년 5995만원에서 2024년 7121만원으로, 1126만원(18.8%) 올랐다. 같은 기간 300인 미만 중소기업 연봉은 3847만원에서 4427만원으로, 4년간 580만원(15.1%) 올랐다. 임금 상승률도, 상승액도 대기업이 더 가팔랐다. 그 결과 중소기업 상용직 임금 수준이 2020년 대기업의 64.2%에서 2024년 62.2%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우리나라 근로소득자 2085만명(2023년 기준) 가운데 71%가 연봉 5000만원 이하다. 하지만 연공형 임금 체계와 대기업 중심 노조 때문에 대기업 임금만 쑥쑥 올라 이제 직장인 15명 중 1명꼴로 억대 연봉자다. 한국 대기업 임금이 일본 대기업의 1.5배 수준에 달하는 지경이다.

소득 격차뿐 아니라 자산 양극화 심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미친 집값’으로까지 불리던 집값 상승세는 멈추고 지난해 전국 집값이 0.2% 하락했다.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의 62%, 공인중개사의 79%, 자산 관리 전문가의 62%가 올해도 전국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나쁘고 인구가 감소하는 등 집값 상승 요인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의 일부 지역은 예외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대구(-2.7%), 부산(-2.0%), 광주(-1.2%) 등 전국 각지 집값이 하락하는 동안에도 서울(2.0%), 경기(0.3%)만 상승했다.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처음으로 ‘평당 2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지난 2월 서울시가 강남과 송파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승인하자 불에 기름 부은 듯 해당 지역 아파트도 상승하고 있다. 전용 84㎡ 아파트 가격이 해제 전 27억2000만원에서 해제 후 28억2000만원으로, 한 달 새 1억원(3.7%) 올랐다.

내수 침체가 길어지고 1%대 저성장이 예고될 정도로 나라 경제는 가라앉고 있다. 그런 속에서 일부의 소득·자산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현상은 경제 고비용 구조를 만들고, 사회 갈등도 증폭시킨다. 심각하게 바라보고 가능한 한 정책 대응 수단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