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李 대표의 황당 음모론
주요 정치인 한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에 대해 “(검찰과 윤 대통령이) 한패라서 그런 것”이라며 “내란 혐의에 검찰이 핵심적으로 동조할 뿐 아니라 주요 임무에 종사했던 게 아닌가”라고 했다. 전날엔 “일정한 의도에 따른 기획” “검찰이 내란 사태의 공범”이라고도 했다. 검찰이 윤 대통령과 석방 계획을 미리 짜고 구속 시한 등을 일부러 어겼다는 것이다.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 정치에서 과장되고 이상한 주장은 수없이 많다. 그런데 이 황당한 말을 한 사람이 여론조사 때마다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대선 주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검찰은 계엄 사태 이후 가장 먼저 수사에 뛰어들었다.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데도 계엄 5일 만에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긴급 체포했다. 수사 주도권을 경찰과 공수처에 빼앗길까 봐 앞뒤를 가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계엄 연루 장성도 줄줄이 구속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을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와 실행 과정을 직접 주도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윤 대통령 공소장에는 ‘내란 우두머리’라고 명시돼 있다. 이 공소장대로라면 윤 대통령은 무기징역 등의 중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모든 것이 검찰과 윤 대통령이 짜고 한 것이라고 한다. 검찰이 윤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자 한 민주당 의원은 “기분 좋아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짜고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풀어준 것이 법원인데도 검찰만 비난하고 있다. 26일로 예정된 자신의 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법원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뜻으로 보인다.
최근 이 대표는 2년 전 국회에서 자신의 체포 동의안이 가결된 데 대해 “민주당 내 일부가 검찰과 짜고 한 짓”이라고 했다. 비(非)이재명계를 향해선 “폭력적 집단과 암거래하는 집단”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비명계는 ‘검수완박’으로 검찰과 대립해 왔는데 갑자기 검찰과 짰다는 주장이 상식에 맞나. 자신에게 불리하면 모두 ‘적들이 짜고 한 것’이라는 식이다.
이 대표는 공군 오폭 사고에 대해서도 오폭이 아니라 “민가를 상대로 사격한 것”이라고 했다. 군인들이 ‘살인’을 기도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이런 생각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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