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일반상식

세상을 흔드는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의 콜라보

太兄 2024. 12. 3. 17:48

[윤은기 칼럼]
세상을 흔드는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의 콜라보

사상최대의 협업이 이루어졌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와 세계 1등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손을 잡았다. 초권력자와 초부자의 역대급 콜라보다.

두 사람이 손을 잡은 속셈은 무엇일까?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두 인물에 대한 심층분석이 필수적이다. 두 사람 모두 상식을 벗어나 있고 광기가 있는 인물이다.

일론 머스크는 야스퍼거 증후군이 있다고 스스로 밝힌 적이 있다. 성격이 불안정하고 사고의 폭이 무한정에 가깝다.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어려서 학폭을 당했다. 학교에 가서는 폭력배들에게 시달리고 집에서는 강압적인 부친에게 시달리며 살았다.

이때 형성된 자아가 ‘슈퍼맨 이미지’다. 헛간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이런 상상을 하며 공포심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내가 어른이 되면 강자가 되어 나를 괴롭힌 놈들을 반드시 응징하겠다.”

이런 상상을 계속하다가 드디어 최강 슈퍼맨이 되어 지구촌의 모든 악당을 물리치는 자아상을 만들어 내었다.

일론 머스크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기업인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가 슈퍼맨이라는 걸 인정받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다. 늘 가상의 악당을 물리치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내면에는 복수를 꿈꾸는 ‘소년 일론’이 있다.

그는 전기차 테슬라로 자동차산업의 틀을 뒤엎어 버렸다. 사업의 영역을 우주로 확장하였다. 화성에 인간이 거주할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뉴럴링크로는 인간개조를 꿈꾼다. 인공지능 로봇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미치광이 소리를 듣던 사업을 성공시켜 세계 제1의 부자가 되었다. 인류 최초의 ‘조만장자’다.

트럼프는 누구인가? 돈에 눈이 먼 아버지 밑에서 사업을 배우며 변칙술에 기반한 기업가가 되었다. 거래 상대방의 마음을 흔드는 협상술과 제도의 허점을 파고드는 변칙수법으로 거부가 되었다. 이런 그를 지켜보던 사악한 정치브로커 로저 스톤이 다가와서 미국 대통령이 되라고 속삭인다. 처음에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이 정치브로커는 집요하였다.

“정치적 선동술만 잘 활용하면 미키 마우스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신념을 주입시켰고 결국 정계로 뛰어들어 대통령이 되었다. 미국 정치계에 나타난 아웃사이더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파격행보를 계속하다 재선에 실패하였다. 그는 깨끗하게 항복할 인물이 아니다. 선거불복으로 폭동사태까지 초래하더니 재도전하여 두 번째 대통령이 되었다. 아무리 흠집이 있어도 선거제도의 허점과 선동술이 뛰어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꿰뚫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상식을 벗어난 변칙스타일이다. 목표를 정하면 법과 상식을 벗어나서라도 끝까지 쟁취하려고 한다. 포기를 모르는 성격이다. 실패해도 난관이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일론은 위성발사가 계속 실패해도 축배를 든 사람이다. 실패할수록 희열을 느끼는 사람을 정신의학계에서는 리스크 중독자라고 부른다. 트럼프는 유세 중 암살범이 쏜 총알을 맞고도 주먹을 치켜든 사람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윤리지능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정직의 울타리를 벗어난 사람들이다. 트럼프 형의 딸인 정신분석가가 쓴 저서에는 그가 어려서부터 속임수에 능했고 이를 통해 목적을 달성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준법경영을 하려는 형을 제치고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았는데 막상 아버지가 별세하자 “나의 최대 경쟁자가 사라졌다”고 떠들어서 구설에 올랐다. 평생 성추문도 이어졌다.

일론 머스크는 회사 임직원에게 자신의 정자를 기증하겠다고 알린 사람이다. 실제로 이 정자를 받아 쌍둥이를 낳은 직원도 있다. 트윗터를 인수한 후 곧바로 이름을 X로 바꾸고 1만 4000명을 해고하였다. 전체 직원의 75퍼센트다. 비용절감이 명분이었지만 내면에 있던 냉혹한 황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두 사람은 어떻게 손을 잡았을까? 트럼프가 먼저 손을 내밀었을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 후보와 피말리는 선거전을 치루는 그에게는 승리에 도움이 될 큰 카드가 절실했다.

“일론 나좀 도와주게”

“내가 왜?”

“자네 미국 대통령 되고 싶지 않나, 이게 최고 직업이야. 사실 로마황제보다 더 큰 권력을 지니고 있다구”

일론 머스크에게는 이런 정도의 카드를 던져야 마음이 움직인다. 트럼프는 이걸 꿰뚫었을 인물이다. 자기가 이미 겪어본 카드다. 테슬라 주가가 상승하고 우주사업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정도로는 일론의 마음을 흔들 수 없다.

영리한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의 지지를 이끌어 내었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제 트럼프의 전략적 목표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모든 목표가 대통령 재당선이었지만 이제는 법적으로 재출마는 불가능하다. 이제 목표는 ‘위대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는 것이다. 확실하고 큰 업적을 남겨야 한다. 외교안보, 국내경제, 보건복지, 교육, 환경정책 등에서 파격행보가 예상된다. 그러나 그는 혁신성과는 쉽게 입증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다.

첫 번째 큰 카드는 노벨평화상일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을 신속히 종전으로 이끌면 확실한 업적이 된다. 전쟁 당사국들도 지금 출구전략을 찾고 있는 상황이니 특유의 회유와 압박술을 활용하면 성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세계적 두통거리인 김정은 정권을 카드로 쓸 수도 있다. 정권유지를 보장해 줄테니 평화협정을 맺자고 제안하고 평양에 미국대표부를 개설한다면 노벨평화상 수상 명분을 더 갖출 수 있다.

지금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를 보라. 로마황제 스타일이다. 국방부장관에 소령 출신 피트 헤그세스(44)를 지명하자 모든 장군들이 떨고 있다. 법무부장관, 국가정보기관 수장, 백악관 대변인 기용이 관행 파괴 정도가 아니라 변칙에 가깝다. 정교한 인사 검증 대신 충성심을 기준으로 임명하고 있다. 지금 그 옆에 일론 머스크가 바짝 붙어있다. ‘정부효율부’를 맡았지만 영향력은 그 이상이다. 그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초권력자와 초부자의 협업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성 결핍에 광기가 충만한 두 거물의 콜라보는 인류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2024.11.18. 한국강사신문/윤은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