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명태균 인맥에 거물들 얽히고설켜… '明 이슈'에 빨려 들어간 여권

太兄 2024. 10. 12. 20:24

명태균 인맥에 거물들 얽히고설켜… '明 이슈'에 빨려 들어간 여권

'공천개입 의혹' 논란 확산

입력 2024.10.12. 01:10업데이트 2024.10.12. 15:53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등 정치 컨설팅을 해온 명태균(55)씨의 주장이 여권에 일으킨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명씨가 ‘인연’을 과시한 인물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선거철 정치인들이 자신을 돕겠다는 인사를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명씨가 본지에 밝힌 내용과 당사자 반박은 상당 부분 엇갈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명씨 주장이 과장됐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며 “여권 전체가 ‘명태균 이슈’에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라고 했다.

◇尹 대통령 부부와 관계

명씨는 2021년 7월 무렵 윤석열 당시 대선 경선 후보와 김 여사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 부분은 양측 모두 인정하고 있다. 명씨는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중 하나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를 윤 대통령 측과 연결했다는 것이었다.

명씨가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점은 김 전 위원장과 이 의원에게서도 확인된다. 2021년 6월 말 명씨가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건희 여사를 바꿔줬고 그렇게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 명씨가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해 7월 초 이 의원이 윤 대통령을 만날 때도 명씨가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당시 대선 전략을 놓고 갈등을 빚던 윤 대통령과 이 의원이 화해하고 가진 ‘치맥 회동’도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명씨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해 입장이 엇갈린다.

그래픽=박상훈

명씨는 대선 국면에서 2022년 3월까지 이어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단일화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안철수 후보 캠프의 최진석 선거대책위원장을 접촉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 측은 “당시 최 위원장이 명씨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안철수 후보에게 보고도 안 됐다고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명씨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후보 단일화는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대선 전에 윤 대통령과 명씨의 관계는 단절됐다고 했다. 대선 후보 경선 때 윤석열 당시 후보를 수행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경선 기간인) 2021년 10월 마산·창원·김해를 돌고 서울로 올라가려는데 명씨가 김영선·김정권 전 의원 등과 함께 왔었다”며 “후보에게 ‘(명씨가) 지역에서 평이 안 좋다’고 조용히 이야기했더니 ‘그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명씨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는 본지에 “윤핵관들이 나를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으로 몰아 이간질해 관계가 끊겼다”면서 “윤 대통령과 한동안 소통하지 않다가 취임 직전 마지막으로 짧게 통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씨는 “김 여사와는 지난 4월 총선까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그중 하나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영선 전 의원의 김해 공천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는 메시지였다. 김 전 의원은 지역구인 경남 창원 의창에서 공천이 어려워지자 경남 김해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김 여사에게 연락을 취했던 명씨는 “김 여사는 ‘나는 힘이 없어 경선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을 했다”고 했다. 그는 또 “김영선 전 의원이 텔레그램 통화로 김 여사에게 한 차례 전화했지만 ‘열심히 하시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런 내용이 뉴스토마토 보도를 통해 공개됐고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이 낙천했는데 공천 개입이 성립하느냐”고 반박했고 국민의힘은 “김 전 의원 낙천은 하위 평가자를 배제하는 공천 룰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하는데, 이에 대해선 여당 내에서 말이 엇갈린다.

명씨를 윤 대통령 부부와 연결한 인사는 윤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김영선 전 의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아닌 다른 정치권 주변 인사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명씨를 소개했다는 말도 나온다.

◇김종인·이준석 등 정치인과 관계

명씨는 2018년 경남지사 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고, 김 전 의원의 소개로 김종인·이준석 등 중앙 정치인들을 알게 됐다고 했다. 명씨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 “2021년 4월부터 3년간 선거 관련 논의를 한 사이”라고 했다. 2021년 4월에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다. 이준석 의원에 대해선 “2021년 6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때 조언했다”면서 “경험을 쌓아가면 대권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명씨 주장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과시욕이 있어 그런 얘기를 한 것 같다. 찾아오고 만나주는 것 외에 아무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명씨는 “김 전 위원장은 내게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했는데, 최근 페이스북에 “오늘 나의 정치적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썼다.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2021년 5월 9일쯤 김영선 전 의원이 명씨를 소개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명씨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잘 짜는 사람”이라며 “정치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가능성이나 아이디어를 만드는 사람들은 나쁘지 않은 대화 대상”이라고 했다.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박완수 경남지사에게도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얘기가 확산하자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혀 검증되지 않은 폭로”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 측은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알게 됐지만, 관계를 이어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명씨는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전후로 당대표 후보였던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장관과도 만났다고 했다. 나 의원은 “한 차례 만나 이야기만 들었다”고 했고, 원 전 장관 측도 “일방적 주장이라 대응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 명태균(55)씨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건 명씨와 김건희 여사의 텔레그램 대화 존재가 지난 9월 초 알려지면서다. 명씨는 2021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