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총 맞아 죽은 김구, 난 칼 찔렸다 살아나" 18분 최후 변론
최후 변론서 격정 토로
검사에 "안 한 말 했다고 한다"
판사엔 "기억에 어긋난 거짓말 안 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열린 자신의 ‘선거법 위반’ 결심 공판에서 “김구는 총에 맞아 죽었고, 조봉암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빨갱이로 몰려 사형 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내란 사범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장시간 복역했다”면서 “나 역시 칼에 찔려보기도 하고 운이 좋아 살아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근현대 한국 정치인들에 빗대어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 심리로 열린 선거법 위반 사건 결심 공판에서 18분간 직접 최후 변론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2022년 대선 기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손을 모은 채 차분하게 혐의를 부인하기 시작한 이 대표는 검찰 수사를 비판할 땐 검사석을 바라보며 격정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검찰이 사건을 만들어 저를 기소했다. 현재 거의 1조원에 가까운 배임 행위와 수백억원의 뇌물 사범으로 기소돼 있다”면서 “오늘은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징역 2년을 (제게) 구형했다”고 했다. 그는 “(검찰은) 과거엔 최소한 없는 자료를 만들어내거나 없는 증거를 만들어내진 않았던 것 같다”며 “그런데 이 사건을 보면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만들어 내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몰랐다고 말했던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에 대해 “제가 (김문기씨를 기억 못 한다고) 한 말에 대해 검찰이 해석을 붙여서, 김씨를 알게 된 계기 등 모든 것을 부정하는 진술이라고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김 전 처장에게 표창을 수여했다고 언론에서 보도한다. 도저히 기억은 안 나는데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아 확인해보니 한 해에 2500명을 표창하더라”고 했다. 이어 “김 전 처장에게 표창을 수여하는 날 수백명이 표창을 받았다”며 “나한테 직접 받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검찰은 확인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정감사장에서 국토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를 4단계 상향 조정했다고 거짓말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황당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협박이라고 화가 나서 과하게 표현했지만, 어쨌거나 국토부가 성남시를 압박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국토부가 성남시에 보낸 온갖 공문들을 (검찰은) 압수 수색해서 다 확보했을 텐데, 기록에 첨부도 안 하고 증거로 제시도 안 한다”고 했다.
검찰이 조작∙표적 수사를 한 것이라고 이 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검사들을 응시하며 “저는 이 나라의 적이냐”며 “검사가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의 정적이라고 해서 증거를 숨기고 조작해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감옥에 보내고, 결국 정치적으로 죽이는 것이 맞느냐”고 했다. “세계에 자랑하는 민주주의가 검찰의 무리한 권력 남용으로 다 훼손되게 생겼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재판장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이 사건에서 저는 기억에 어긋나는 거짓말을 일부러 한 적이 없다”면서 “무슨 이익이 있다고 대선 후보라는 사람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거짓말을 일부러 하겠느냐”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후 변론을 마무리하면서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저로서도 엄청나게 불안하다”며 “인권과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가 객관적 실체와 진실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와 자신을 기다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한차례 들어 보였다. 취재진이 “징역 2년 구형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 “유죄 확정 시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데 입장을 말해달라”고 물었지만 모두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대표의 최후 변론에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전파성이 높은 방송에서 거짓말을 반복해 유권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면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15일 오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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