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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가 치를 것" 발끈...경합주 흔드는 '스위프트 정치학'

太兄 2024. 9. 12. 18:21

트럼프 "대가 치를 것" 발끈...경합주 흔드는 '스위프트 정치학'

대선 TV 토론 직후 해리스 지지 선언
3억명 팬덤, 박빙 승부에 영향 줄수도
WP "팬층 투표율 상승, 해리스에 도움될 것"
보수 진영 "역겨워" "대가치를 것" 반발

입력 2024.09.12. 03:38업데이트 2024.09.12. 15:25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팝의 여제'라 불리는 테일러 스위프트. /AFP 연합뉴스

‘팝의 여제(女帝)’라 불리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35)가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가운데, 소셜미디어 팔로어가 약 3억명에 달하는 스위프트의 팬덤인 이른바 ‘스위프티스(swifties)’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스위프트가 미국의 성인 남녀,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호감을 얻고 있고 무소속·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호감도가 향상됐다”며 “스위프트의 팬들이 대선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MZ세대 여성이 다수인 이들이 결집하면 불과 수천, 수만 표차로 1·2위가 갈리는 경합주 승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순회 공연인 ‘에라스 투어’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 이상 수익을 거둔 스위프트의 영향력과 팬덤의 위력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다. 스위프트가 10일 해리스를 지지를 발표하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은 하루 만에 ‘좋아요’ 수가 1000만회가 넘었고, 150만회 이상 공유됐다. 지난 8월에는 팬덤이 자발적으로 진행한 ‘카멀라를 위한 스위프티’ 캠페인에 3만4000여 명이 참여해 12만2000달러(1억6400만원) 이상 모이기도 했다. 5월 실시된 USA투데이·서퍽대 조사를 보면 여성과 35세 미만, 무소속 유권자 그룹의 9%가 “스위프트가 지지 후보 결정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 2023년 8월 이후 스위프트에 관한 검색량이 7번째로 많은 주가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된 스위프트 팬덤이 이번 대선과 같은 박빙 구도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WP는 “2020년 조 바이든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4년 전에 비해 젊은 유권자의 지지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스위프트 팬층 내에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해리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스위프트가 전국구 스타로 거듭난 2010년대 중반부터 팬덤에 가세한 10대 여성들이 이제는 투표권을 가진 나이가 됐다는 점도 해리스엔 호재다. 스위프트는 10일 팔로어들에게 “선택은 당신이 하는 것”이라며 유권자 등록과 조기 투표를 독려했는데, CNN은 “11일 오후 2시 기준 33만명이 스위프트의 인스타그램에서 유권자 등록 홈페이지로 이동했고, 구글에선 검색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11일에는 해리스 캠프가 유권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스위프트와 함께 선거운동을 지원해달라”며 지지 선언을 선거자금 모금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스위프트가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며 반려묘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스스로를 “아이 없는 고양이 아가씨”라고 소개한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이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이 ‘자녀가 없는 여성은 비참하다’고 주장하며 사용해 비난받은 표현을 비튼 것이다. 2년 전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생식권(출산 관련 결정을 자유롭게 내릴 권리)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50여 년 만에 폐기했는데, 당시 스위프트는 X(옛 트위터)에서 “수십년 동안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워온 사람들이 그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정말 겁이 난다”고 했다. 민주당은 낙태 문제를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이자 결정적 한 방으로 보고 있다. 스위프트가 이 대열에 앞장서고 열정적인 것으로 유명한 팬덤이 똘똘 뭉칠 경우 경합주 승부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애리조나·네바다를 비롯한 10주에서 대선일에 낙태 찬반을 묻는 주민 투표를 실시한다.

해리스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스위프트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고 했고, 진보 성향 방송사인 MSNBC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중요한 유명인의 지지 선언이고 타이밍도 절묘했다”고 전했다. 반면 밴스는 11일 폭스뉴스에 “대부분의 미국인은 억만장자 연예인에게 관심이 없다”며 의미를 평가 절하했다. 물론 유명 인사의 지지 선언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스위프트에 버금가는 수퍼스타인 비욘세는 2018년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베토 오로크 후보를 공개 지지했지만, 오로크는 현역인 테드 크루즈에 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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