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하늘서 떨어지나" 민주 당내 목소리 경청하길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 지사가 민주당의 1호 당론 법안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전 국민에게 25만원씩 나눠주면 총 13조원이 든다며 “13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다. 13조로 할 수 있는 다른 모든 사업을 포기한 결과”라고 했다. 그는 소외된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확장 재정에는 찬성한다면서 “보다 어려운 계층에 두텁고 촘촘하게 주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선별 지원을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의 총선 공약인 ‘25만원 지원법’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거부권이 행사됐지만 민주당은 재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반대로 재표결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데도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또 다른 공약인 지역사랑상품권에 국가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추석 전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법안도 국민의힘과 정부가 “현금 살포 의무화법”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정돼 있다. 야당은 포퓰리즘 법안을 반복적으로 밀어붙이고 대통령은 매번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바보들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선 잠재적 대권 후보인 김 지사가 이 대표와 차별화에 나섰다는 정치 공학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25만원법’이 정부 예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은 정치 이슈가 아니라 국가 예산과 법률 체계의 기본과 관련된 문제다. 민주 정당이라면 논란이 되는 정책에 대해 찬반 논쟁이 벌어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민주당에선 당내 토론이 사라졌다. ‘개딸’로 지칭되는 다수가 모든 이슈를 지배하는 분위기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어렵다. 당대표 공약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논의도 없이 ‘1호 당론 법안’으로 채택되는 것이 지금 민주당의 현실이다.
김 지사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당내 비판을 불렀다. 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자기 당 정책에 바람을 빼는 건 좋은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했고 당론 법안을 지자체장이 어떻게 반대하냐며 발언 철회를 요구한 의원도 있었다. 김 지사가 경제 관료 출신임을 지적해 “기재부 공무원을 ‘모피아’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인신공격성 발언도 나왔다. 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마저 민주당에선 정치적 이익을 위한 당파성 발언으로 취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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